인간의 타락을 가져오고 영원한 낙원에서 추방당하게 만든 이브의 이미지는 지난 수천 년간 여자들에게 찍혀진 낙인과도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여성 신이 우주의 창조주이자 최고신으로 받들어지고, 땅 위의 여자들은 종교적 지도자가 될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렇다면 오늘날 여자들을 옭아맨 이브의 이미지는 언제부터, 왜 생겨난 것일까? 왜 모권제는 부권제가 되었나? 스톤은 이런 물음을 바탕으로 신화와 종교 교리들이 전면 개정된 과정을 추적하면서, 여신은 어떤 존재였는지, 여신을 믿었던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는 어디쯤이었는지, 여신을 왜 몰락하고 말았는지를 페미니즘적 시작에서 바라보고 이를 차근차근 규명한다. 이 과정에서 스톤은 여신신앙을 다산과 풍요를 기원하기 위한 의식이자 종료라고 볼 수 없는 단순한 숭배행위 정도로 치부하는 기존 학계의 시각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다. 스톤에 따르면, 지금까지 발견된 고고학적 성과물들과 자료를 토대로 분석해보건대 이시스, 이슈타르 등의 이름으로 불리던 당시의 여신은 근동과 중동에 널리 퍼진 하나의 신앙으로서 오늘날의 하느님과 같은 개념으로 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