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무시한 스피드로 개발과 성장을 향해 질주하기만 하는 현대사회에 묵직한 경고의 목소리를 내온 웬델 베리, 그는 전통과 개인의 가치를 파괴하는 세계화란 이름의 괴물에 맞서 손에 잡히는 지역경제, 책임감 있는 개인들의 경제를 주장하는 구식 농부다. 사람과 자연을 중독사시켜서 제 살을 찌워가는 거대한 산업, 지금도 이 지구상 어디에선가 일어나고 있는 전쟁과 분규, 더 이상 인간을 구원하지 못하는 박제된 종교 『포트윌리엄의 이발사』는 이 모든 것에 대항해온 땅의 대변인 웬델 베리의 소설이다.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작은 강변마을 포트윌리엄, 간판도 없는 이발소에 농부들이 모여든다. 그곳에는 오직 근면과 성실로 평생을 살아온 이들이 있다. 이제는 젊은 세대에 밀려나 쓸쓸한 말년을 보내는 이들이 있다. 헛된 이상만 쫓다가 남을 속이고 자신을 속이며 파멸을 향해 가는 이들이 있다. 삶에서 배어나온 그들의 웃음과 오랜 노동의 증거로 남은 그들의 굳은살을 어루만지며 살아온 한 이발사가 늘그막에 펼쳐놓는 이야기는 그 개인이 살아온 이력이기도 하고, 포트윌리엄이라는 마을의 내력이기도 하며, 세상의 주류로부터는 인정받지 못해도 꿋꿋이 현재를 만들어온 작은 사람들의 역사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