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제922호
2024년 12월3일 초겨울 밤 벌어진 쿠데타는 이듬해 봄꽃이 필 때까지 나라를 뒤흔들고 쪼개놓았습니다. 윤석열이 탄핵된 4월4일까지, 무려 123일을 광장의 시민들은 지치지 않고 하루같이 기다렸습니다.
거리에서는 자주 1980년 5월 광주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때 그 도시의 사람들도 이렇게 황당하고 막막했을까.’ 대규모 집회를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선 여성 청년도, 계엄 당일 국회로 향하는 군인 트럭을 막았던 남성 청년도, 아직 두 돌도 안 된 아이에게 ‘이런 나라’를 살게 할 수 없어서 거리로 나온 엄마도 45년 전 광주가 남긴 역사를 헤아리며 123일의 시간을 버텼습니다.
12·3 비상계엄 이후 첫 5·18이 다가옵니다. 제922호를 통해 2024년 12월3일을 겪은 광장의 시민과 1980년 5월 광주의 시민 6인의 이야기를 교차해 소개합니다. 12·3 세대는 45년 전 광주민주화운동의 주역들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편지에는 감사와 다짐의 마음이 빼곡했습니다. 그 시간에 기대 내일을 그려볼 수 있었다고, 역사의 가르침을 이어가겠다고, 덕분에 살아남았다고. 5·18 세대도 지난겨울의 광장에서 ‘광주 정신’을 부활시킨 12·3 세대에게 자랑스러움과 고마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그렇게 과거가 현재를 구했고, 현재가 과거를 되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