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이황은 이(理)와 기(氣)의 관계를 바탕으로 인간의 심성과 선악의 정신 심리작용을 논하는 사단칠정(四端七情) 논쟁을 통해 조선성리학의 기틀을 잡고 6백여 년 가까이 한국의 문화와 유교적 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만큼 한국 사회와 한국인을 이해하는 데 반드시 거쳐야 할 철학자이자 저서들이다. 그 중 은 ‘도산(서당)에서 이것저것을 생각나는 대로 시로 읊다’는 뜻으로, 선생 자신이 도산서당에서 거처하면서 직접 읊었던 한시 40제(題), 92수(首)를 모은 시집이다.
은 선생이 퇴계[토계(兎溪)]라는 마을에서 지은 시만 모은 자선(自選) 시집 과 함께 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는 책의 절반 부분인데, 이 시의 형식이나 내용면에서 모두 도연명의 영향을 많이 받은 데 반해, 은 주자(朱子)에 근거하여 제자들이 연구하고 강학(講學)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따라서 한 구절도 뜻 없이 헛되이 사용되지 않고 유교의 기본경전인 사서삼경(四書三經)에 기반하고 있어, 시적 음률을 타고 옛 선연의 말씀이 보다 쉽게 전달된다.
또한 이 시들은 퇴계 선생이 57세부터 66세까지 약 10여 년간 도산서당의 안팎에서 지은 것으로, 서당 내외의 여러 가지 건물과 시설, 그 명칭의 유래, 자연경관에 대한 느낌과 그곳 생활을 담고 있어 그 어느 책보다 도산서당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선생의 개인적이고 인간적인 면모가 돋보인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