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제923호
지난 4월 한 달 동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 세계를 상대로 미치광이처럼 싸웠습니다. (잠재적) 적국과 동맹국을 가리지 않고 터무니없는 고율 관세를 퍼부었습니다. 동맹국들과 국가 대 국가로 맺은 조약(자유무역협정)들 역시 마치 체결한 적이 없었던 것처럼 굴었습니다.
그러나, 5월12일 미·중 합의는 트럼프가 이 관세전쟁에서 일단 패배하고 말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패권국가 미국은 지난 20여 년 동안 형성된 글로벌 통상 체제를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의 ‘미친’ 관세전쟁은 패권국가의 위기를 조악하고 서투르게 돌파하려다 쓴맛을 본 것에 불과합니다.
양국이 극적 타협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은 국내 사정 때문입니다. 미국은 관세발(發) 인플레이션과 함께 소매점의 매대가 텅 빌 수 있다는 우려에 시달렸습니다. 금융시장은 미·중 합의에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미국 주가지수가 급등하고, 지난 4월 중순 이후 거침없이 하락해온 미국 달러 가치도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것이 그 반증입니다.
문제는 90일 뒤입니다. 5월12일 합의한 관세율로 계속 간다면 어떻게 될까요? 제923호에서 이종태 기자가 미·중 합의 ‘그 다음’을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