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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경을 헤매다
글쓴이
박세현 저
출판사
열림원
출판일
2005년 3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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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분야소설/시/희곡
박세현 시인이 9년 만에 펴내는 여섯 번째 시집. 이번 시집은 온통 떠남과 방랑 혹은 여행의 이미지로 가득하다. 시인은 ‘중앙고속도로’나 ‘호남고속도로’ ‘42번 국도’ ‘7번국도’ 등을 달리며, ‘북대령’이나 ‘죽령’ ‘행치령’ ‘닭목령’ ‘대관령’과 같은 고개를 쉴새없이 넘고 있다. 이 외에도 시집에는 시인이 지나치거나 머물렀던 수많은 장소와 지명들이 등장한다. 전작 『치악산』(1996)에서도 시인은 일상에서 탈출하는 존재의 여정을 노래했는데, 그 길 떠남이 이번 시집에서는 더욱 절박하게 도드라진다. 그것은 시인의 생물학적 나이와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향년 51세의 텅 빈 수레를 타고 / 감춰뒀던 마지막 / 액셀러레이터를 밟아버렸다”, “누구에게나 믿고 싶지 않은 불치의 현실이 / 있는 거 아니겠는가”에서 보이듯이 시인은 ‘쉰’이라는 나이를 마주하며 어찌할 수 없는 ‘불치의 현실’ 앞에서 가속 페달를 밟으며 길을 나서려는 것이다. 이것을 시집에 등장하는 ‘출가’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을 듯싶다. 물론 이 ‘출가’는 세속적 일상을 벗어난다는 특정한 종교적 의미 이외에도 한 존재가 자신의 한계를 넘어선다는 존재론적 의미를 함께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시인의 ‘출가’는 존재론적 ‘초월’을 향한 열망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시인이 출가를 통해 꿈꾸는 초월은 바깥 세계에 있지 않다. “멀리 있는 혼들도 천천히 돌아와 / 문지방에 맑은 얼굴을 비벼대는 순간” 같은 구절에서 알 수 있듯 그것은 정신의 ‘자기 귀환’이라고 해야 할 어떤 본래적 마음의 회복이다. 앞에서 말한 ‘불치의 현실’로부터 마음의 본래적 고향을 향한 여정이 바로 이 시집 전체의 풍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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