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손계정의 디카시집 『찰나를 앓다』는 이와 같은 디카시의 정체성을 작품으로 구현한 하나의 빼어난 전범으로 보인다. 한편 한편이 눈길을 놓아주지 않는다. 우선 눈에 들어오는 제목과 사진의 결합이 독자의 상상을 불러일으키고 그것은 언술에 이르러 독자의 상상을 전복하고 전혀 새로운 미답의 분위기와 메시지를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매우 뛰어나고 독특한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제목, 사진 이미지, 언술의 결합이, 산소 원자 하나와 수소 원자 두 개가 만나 산소도 아닌 수소도 아닌 물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화학적 융합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복효근 시인 해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