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사색을 넘어 사색의 시간에 화려한 비상 꿈꾸는 김영화의 시들
경북 예천에서 출생했으며 2013년 『문파문학』 시 신인상을 받은 후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인 김영화 시인이 데뷔 12년 만에 첫 시집 『웅덩이 안의 월인천강지곡』을 출간했다.
김영화의 시집 『웅덩이 안의 월인천강지곡』에는 다양한 공간이 등장한다. 침대, 창가, 베란다 같은 집안의 내밀한 공간과 거리, 차 안, 천변, 목욕탕 같은 삶과 밀접한 공간과 낙산 해변, 신두리 해안사구, 지심도 같은 일상에서 좀 더 확장된 공간과 그리고 스페인, 오스트레일리아, 하와이 같은 국경을 벗어난 견문의 공간이 시집 도처에 산재한다. 이뿐 아니라 웅덩이나 항아리 속, 마음속, 천공(天空)은 상상과 사유의 공간은 시의 위의(威儀)를 한층 더 넓고 깊은 곳으로 유인한다.
생활과 밀접한 공간을 걷는 여유가 ‘산책’이라면, 일상을 벗어나 좀 더 확장된 공간을 걷는 외유가 ‘여행’이다. “마음이 각박하여”(「지심도」) 위안을 얻으려 섬을 찾고, “끊어진 희망”(「동피랑 마을」)을 이어보려 남쪽 해안가 마을을 찾고, 삶의 휴지기가 필요해 “조용한/ 잣나무숲”(「휴지(休止)」)과 “점봉산”(「곰배령 벌」) 곰배령을 찾는다. 하지만 파도는 울음을 토해내거나 하늘보다 더 큰 “서러움”(「외도 해무」)으로 다가오고, “몸과 마음 갈기갈기 치솟”(「포말」)는다. 숲도 다르지 않아 풀숲은 말라비틀어지고, 나비는 죽어 있다. 그래도 자연은 자연이다. 사람과 사물을 위무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품어주기만 하지만, 자연에 든 사람은 자신을 들여다보고, 원망을 내려놓고, 희망을 품고 돌아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