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내가 많이 무너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 괜히 화가 치밀고, 짜증이 늘고, 우울감도 심해졌다. 심리상담을 받아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할 정도였다. 그런 와중에 이 책을 만나게 됐다.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세상이 내게 건넨 작은 선물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내 상태를 알아차릴 수 있게 도와준 책이었으니까.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알아차림'이다.
예전부터 명상이나 마음공부를 조금씩 해오면서도 '자아(ego)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은 늘 추상적으로만 느껴졌다. 그런데 '알아차림'이라는 표현은 훨씬 쉽고 직관적으로 다가왔다. 내가 지금 어떤 감정 상태에 있는지, 그걸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게 시작이었다.

이 책이 쉽게 읽히는 이유는 단순히 개념을 나열하지 않고, 우리가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비유로 풀어낸다는 점이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내 삶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었다.

노란색 시간, 빨간불과 초록불 사이의 짧은 순간, 그 찰나를 의식하는 게 곧 알아차림이라는 설명이 마음에 깊이 남았다. 잠깐의 멈춤을 허용할 때, 부정을 바라보는 태도도 달라질 수 있다는 메시지가 참 좋았다.

행복의 각막 이식이라는 표현도 인상적이었다. 눈의 각막을 통해 세상을 보듯, 삶 역시 어떤 렌즈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 긍정과 행복 쪽으로 시선 두는 연습이 정말 필요할 것 같다.

비교를 종교에 빗댄 부분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누구나 무의식적으로 하는 비교를 사이비 종교처럼 표현한 게 강렬했다. 결국 중요한 건 내가 지금 비교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빨리 알아차리고 그 굴레에서 벗어나는 거다.

그리고 안개 같은 부정적 감정에 대한 비유도 큰 울림을 줬다. 억지로 밀어내려 하면 더 짙어지지만, 그냥 허용하고 흘려보내면 자연스레 사라진다. 특히 이 구절이 오래 남는다.

“그렇구나, 그럴 수도 있지, 그러라 그래.”

마지막으로 마음에 남은 건 "삼감(감사, 감탄, 감동)"이다. 늘 삼감할 수는 없더라도, 그 방향성을 잃지 않는다면 삶 속에서 더 많은 감사와 감동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는 메시지였다. 당연하게 흘려보내던 일상도 삼감으로 다시 바라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책을 읽으며 느낀 건, 이것이 단순한 자기계발서가 아니라는 점이다. 지금의 나처럼 지치고 흔들리는 사람에게, 스스로를 다시 바라보게 하고 살아가는 방향을 잡아주는 따뜻한 안내서였다. 지금, 여기. 내게 꼭 필요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