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서울’이란 과연 무엇일까.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이 서울에서 살아가지만, 정작 서울의 역사와 문화, 지리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서울은 그저 복잡하고 바삐 돌아가는 대도시일 뿐, ‘추억’이나 ‘고향’, ‘역사’라는 말과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소설가 김훈의 말처럼 서울은 ‘만인의 타향’일 뿐 내 고향은 아닌 그런 도시가 됐다.
그러나 서울은 상처가 많은 도시이다. 16세기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며 많은 유적이 불타고 약탈당했으며, 근대 일제강점기엔 식민 도시로 강제 개조됐다. 일제가 민족의 정기를 끊어놓기 위해 자행한 악질적인 정책의 흔적이 아직도 곳곳에 남아 있을 정도다. 근대화라는 이름으로 성곽을 철거하고 전차 궤도를 놓으면서 역사가 살아 있는 구시가지가 파괴되었고, 이후 한국전쟁과 장기 개발 독재를 거치면서 서울은 역사 도시의 향기를 잃고 정체성이 왜곡됐다. 그러나 폐허에 가까웠던 서울이 ‘한강의 기적’을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60년.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역동적이고 압축적인 성장과 변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저자는 저널리스트의 시각과 감각으로 이러한 서울의 변화상과 진화 과정을 ‘장소 인문학’적 관점에서 그려내며, 서울의 옛 모습과 현재를 비교, 분석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서울’이라는 지명의 유래는 물론, 개발 연대의 기록 등 서울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겪은 궤적을 집요하게 쫓으며 숨 가쁘게 달려온 서울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