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발간된 『한국전쟁의 기원 Teh Origins of the Korea War』을 통해서 전쟁 발발의 원인이 미국과 남한에 있다는 수정주의적 해석으로 유명한 브루스 커밍스의 포괄적이고 본격적인 북한 연구서이다. "선과 악을 넘어서"라는 기본 전제 아래에서 이분법적 사고를 지양하고 한국전쟁의 역사적 교훈에서부터 북핵 위기·김일성의 신화·김정일의 현실정치·북한의 일상생활의 모습까지 때로는 폭넓게, 때로는 예리하게 분석하고 통합하고 있다.
커밍스는 북한은 일체의 반대를 용납하지 않는 강압적 국내정치나, 칼을 휘두르는 호전적 대외정책을 보아서 혼란스런 나라임에는 틀림없으나, 시간을 두고 꼼꼼히 살펴보면, 수용 가능한 논리에 따라 운영되는 나라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북한을 폭격해 복구 불능의 폐허로 만들어 버린 미국인들은 한국전쟁을 잊고 있지만 북한의 주민들은 50년 이상 전쟁을 잊지 않고 살아 왔다. 브루스 커밍스 교수는 북한이 핵개발을 고집하는 이유를 미군의 폭격으로 쑥대밭이 되었던 한국전쟁의 연장선상에서 국가 자위의 수단으로 활용함과 동시에 구조적인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려는 전략이라는 시각에서 바라본다.
한반도를 둘러싼 핵무기 개발과 6자 회담 등 국제 정세를 파악하기 위해 과연 북한이라는 나라는 어떤 나라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