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 여행 중에 나폴리란 항구도시에서 유리로 만든 노란 펜과 이태리를 닮은 진청색 잉크를 친구에게서 선물 받았다. 그 펜에 그 잉크를 찍어 서른 해 동안 쓴 동시들 속에서 61편의 시를 골라 적었다. 유리 펜도 닳고 잉크도 줄고, 손끝을 타고 내 정신이 뭉텅 빠져나가 버린 것 같다. 2019년 동화집을 펴내고 6년 만이다. 녹음이 짙어지고 잉크병이 부드러워지는 어느 화사한 여름날, 아무래도 그 친구와 이태리를 다녀와야겠다. - 『작가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