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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어의 양면
글쓴이
최경봉 저
출판사
역사공간
출판일
2025년 5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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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최경봉

고려대학교에서 국어학을 공부했고, 원광대학교에서 국어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 《우리말의 수수께끼》(공저), 《한국어가 사라진다면》(공저), 《한글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공저), 《우리말의 탄생》, 《한글 민주주의》, 《의미 따라 갈래지은 우리말 관용어 사전》, 《어휘 의미론》, 《교양 있는 10대를 위한 우리말 문법 이야기》, 《근대 국어학의 논리와 계보》, 《국어 선생님을 위한 문법 교육론》(공저), 《우리말 강화》, 《한글 연대기》 등이 있습니다.

책 소개

분야역사
단순화할 수 없는 남북 언어정책의 간극을 구체화하다

남과 북의 말은 어느 정도 달라졌을까? 한국인들이 북에서 나온 책과 방송을 들을 때 큰 문제 없이 내용을 이해하는 걸 보면, 말의 바탕이나 성질이 달라졌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남북 언어의 이질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쉽게 접할 수 있다. 남북은 1933년 제정한 『한글 마춤법 통일안』을 기반으로 각자의 표기법을 다듬어 왔다. 일제강점기에 조선어학회가 이룬 한글맞춤법은 남북의 규범 정립 과정에서 여러 차례 도전을 받았지만, 남북은 각각 일제강점기에 이룬 어문정리의 성과를 존중하여 언어정책에서 규범의 전통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이끌어냈다. 이처럼 남북이 규범의 전통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남북 언어의 이질화’에 대한 우려는 소통의 어려움에서 비롯했다기보다는 ‘단일한 규범’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식에서 비롯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단일한 규범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식은 남북 규범어의 작은 차이라도 ‘남북 언어의 이질화’에 대한 우려를 부추기는 불씨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단일한 규범을 지향하는 의식의 뿌리는 근대 초의 어문정리운동에 닿아 있다. ‘민족어가 우리 민족어의 얼’이라는 어문민족주의적 믿음에서 시작한 어문정리운동에서, 단일한 규범을 정립하는 일은 곧 민족정신을 통일하고 바로 세우는 일이었다. 남북이 각각의 ‘민족어’를 구축한 상황은, 어문민족주의의 논리구조 안에서 남북이 같은 민족어를 공유하는 같은 민족이라는 엄연한 사실과 모순될 수밖에 없었다. 남북의 언어정책이 어문민족주의를 공유하면서도 어문민족주의 논리와 충돌하게 된 이 모순적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이 방안을 모색하는 첫걸음은 어문민족주의가 남북의 언어정책에 작용해 온 역사를 반성적으로 회고하는 일일 것이다. 회고 과정에서 “민족어란 무엇인가?”, “민족어를 발전시킨다는 것 그리고 민족어를 통일한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보는 일일 것이다. 이 책의 의미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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