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콩 청소년 15권인 『김치와 칼라마리』는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의 이탈리아 가정으로 입양된 조셉 칼데라로가 글짓기 숙제를 계기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흔히 입양을 다룬 책들은 느낌이 우울하고 슬픈 거라는 선입견을 가지기 쉬운데, 이 작품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시종일관 입가에 웃음을 짓게 만드는 유쾌한 뿌리 찾기 여행이다.
작가는 ‘입양아’라는 자칫 어두울 수 있는 소재를 자극적이지도 가볍지도 않게, 재치와 유머로 유쾌하고 따뜻하게 풀어내고 있다. 조셉은 절친인 내쉬, 자신을 큰아들로 여기며 사랑을 쏟는 가족, 자신을 믿어 주는 이성 친구 로빈, 그리고 현명한 선생님과 함께 유쾌한 정체성 찾기 여행을 스스로 선택하여 떠남으로써 어른이 되어가는 성장통과 입양아로서의 아픔을 동시에 느낀다. 김치와 칼라마리. 한국 요리와 이탈리아 요리를 섞은 퓨전 음식 이름처럼 들리는 이것은 바로 조셉 칼데라로가 느끼는 모습이다.(칼라마리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오징어 튀김 요리이다.) 만화책 광이자 마칭밴드에서 작은북을 두드리는 한국인 입양아가 거울 앞에서 자기의 얼굴을 바라볼 때, 사랑하는 이탈리아 가족들 앞에서 왜 이런 기분을 느끼는 걸까?
조셉은 열네 번째 생일날, ‘나의 뿌리 찾기’라는 주제로 글짓기 숙제를 해야만 한다. 하지만 문제는 조셉이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에 사는 이탈리아 가정으로 입양된 입양아라는 것. 조셉이 알고 있는 거라곤 친부모가 기저귀 찬 아기였던 자신을 미국행 비행기에 실어 보냈다는 사실이 전부다. 글짓기 숙제 때문에 자신의 뿌리,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기 시작하면서 조셉은 사랑하는 부모님과 갈등을 겪게 된다. 게다가 글짓기 숙제는 점점 꼬여가더니 엄청난 재앙으로 다가온다. 조셉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손기정을 자신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라고 꾸며 쓴 글이 학교에서 1등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