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카스트와 기독교』는 인도 기독교 공동체 내부에 여전히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카스트 제도의 현실을 고발하고, 기독교 신앙의 본질과 교리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이 체계를 교회 공동체로부터 제거하려는 역사적 노력의 결실이다. 인도에서 활동했던 주교들과 선교회들이 협력하여, 카스트 철폐를 위해 펼쳤던 다양한 시도와 고민이 이 책에 집약되어 있다.
특히, 카스트를 과감히 버린 인도 현지 기독교인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교회 안에서의 카스트 실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여전히 이를 고수하는 이들의 위선을 고발하고자 했다. 이러한 시도는 단순한 비판을 넘어, 신앙 공동체가 지녀야 할 진정한 평등과 사랑의 정신을 회복하려는 외침이기도 하다.
흥미롭게도, 이 책의 주장은 필자의 박사학위 논문인 『인도 선교의 제4물결』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논문에서는 카스트를 ‘사회적 제도(civil)’로 간주하고, 복음의 확장이라는 전략적 관점에서 이를 일정 부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반면, 이 책에서는 카스트를 ‘종교적 제도(religious)’로 해석하며, 성경적 가치에 비추어 반드시 비판되고 철폐되어야 할 대상으로 규정한다.
이처럼, 같은 주제를 두고 서로 다른 관점에서 접근한 두 저작을 함께 읽는다면, 인도 기독교 내 카스트 문제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문제에 대한 판단은 독자 각자의 성찰과 양심에 맡기고자 한다.
이 책은 인도에서 사역 중인 선교사들과 선교 후보생들, 나아가 인도 사회와 종교에 관심 있는 모든 독자와 연구자들에게 유익한 자극을 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