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너머에는 지구의 오랜 기억이 존재한다.
화석에서 행성적 컴퓨팅까지,
미디어 철학의 지평을 지구 행성으로 확장하다!
전선과 데이터, 폐기물과 먼지―기술의 계보학은 땅에서 시작된다.
최근 중국이 미국의 관세 전쟁에 맞서 희토류 카드를 꺼내자마자 상황이 일거에 반전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40년에 걸쳐 치밀하게 희토류 공급망을 구축해 온 중국의 전략에 속수무책으로 백기를 들어야 할 형편이다. 중국은 희토류가 모든 미디어와 첨단기술에 궁극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임을 알고 있었던 듯하다. 『미디어의 지질학』은 핀란드 출신의 저명한 철학자이자 미디어 이론가인 유시 파리카가 미디어에 관한 급진적인 사유를 제시하는 책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미디어는 단지 인간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 아니다. 이 책은 희토류 금속, 실리콘, 광물, 유해 폐기물과 같은, 미디어를 구성하는 물질적 기반을 통해 기술과 자연의 얽힘, 지구와 정보의 공진화, 디지털 자본주의의 추출 경제학을 추적한다. 디지털은 공기 중에 부유하지 않는다. 그것은 현대 기술이 만든 전자 폐기물의 생태학부터, 산업 이전의 지질학적 축적까지, 그리고 구리와 콜탄, 리튬과 실리콘으로 이뤄진 지질학적 물질이자, 수억 년에 걸쳐 생성된 심층 자원의 응축물이다. 지질학과 생태학, 기술철학, 미디어 이론을 횡단하는 새로운 비판 정신으로 윤리적 사유와 감각적 사유를 동시에 자극하는 이 책은 미디어고고학, 생태적 미디어 이론, 물질성의 철학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더없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