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와 문자는 대단히 중요한 문화와 역사의 전승 시스템의 일부이다. 우리나라 국경에 인접해서 살았던 관계로 갖가지 외교적 갈등과 분쟁의 흔적들이 고려사나 조선사에 많은 사료의 자국을 남겨 두었듯이 그를 통한 만주어 연구에서도 유구한 전통을 갖고 있다. 조선의 만주어연구는 1894년 갑오개혁으로 사역원이 폐쇄되면서 막을 내렸으나, 이 2백여 년간 10여종의 만주어 사서?교과서 편찬으로 대표되는 이 방면의 업적은 참으로 세계 최고의 만주어 연구국이라 할 수 있다. 더군다나 훈민정음이라는 우수한 표음문자로 만주어음을 사음하고 있는 점과, 만주어와 동일한 문법구조를 가진 조선어로 만주어를 정확히 번역한 자료들은 소중한 만주어 문헌이라 할만하다. 불행하게도 훈민정음으로 표기된 여진어 교재가 산일되어 버렸지만, [용비어천가]에는 상당수의 여진 어휘가 훈민정음으로 기록되어 있어 세계 유일의 양질의 여진어 전사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2006년부터 2년간에 주로 명나라 시대 여진대자 자료를 중심으로 한 해독 성과를 정리하고 한문 사료 기술과의 대비를 통해 명나라 시대에서의 여진 사람의 가장 새로운 실상을 복원해 냈다. 이 책에서 구축한 여진대자 자료에 바탕을 둔, 명나라 시대 여진 사람의 역사는 현재 성행하고 있는 동북아시아 중세에 관한 연구에 새로운 지견(知見)을 제공하고 한층 더 발전될 연구가 가능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