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했던 기억을 품고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날 수 있기를.’
‘할머니는 ABC, 은비는 가나다!’ 할머니와 손녀 은비는 매일 같이 공부해요. 영어를 공부하는 할머니에게 은비는 훌륭한 선생님이에요. 깜빡깜빡 잘 잊는 할머니라도 은비가 “그랜마!” 하면 절로 “그랜드도터!”라고 대답하지요.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가 갑자기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자꾸만 잊어버리는 게 많아집니다. “할머니! 어제 가르쳐 준 건데 또 까먹었어요?” 은비의 타박에 할머니가 우물쭈물 이야기를 꺼내요. 요즘에 기억을 다른 데로 옮기는 중이라고, 은비의 이름과 기억도 먼 데다 옮기고 있으니 놀라지 말라고요. 그러고 얼마 뒤, 할머니는 정말로 은비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할머니가 날 잊었을까요? 맞다! 할머니는 이사 간다고 했어요. 할머니를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이 있어요.”
은비는 한바탕 눈물을 쏟은 뒤에 할머니의 ‘기억 이사’를 돕기로 마음 먹고, 매일매일 할머니를 찾아가 기억했으면 하는 것들을 쪽지에 적어 할머니 머리맡에 두고 옵니다. 이사 갈 때 꼭 챙겨 가라는 말과 함께요. 실제로 허아성 작가는 할머니가 기억을 잃는 모습을 보면서 기억이 영영 사라지는 게 아니라 어딘가에 옮겨 둘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이야기를 떠올렸다고 합니다. 이러한 작가의 마음이 명랑하고 씩씩한 은비의 캐릭터에 담겨, 할머니의 마지막 순간들에 온기를 불어넣습니다. 은비와 할머니가 함께한 가슴 뭉클한 순간을 담은 《할머니의 이사》를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