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은 일제로부터의 해방 60주년, 한국과 일본의 국교 정상화 40주년이 되는 해이다. 한일 양국은 '한일 우정의 해'를 선포해 연중 다양한 축하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그러나 반성에 인색한 일본의 역사 교과서 개악 문제, 그리고 독도 문제 등으로 오히려 ‘우정’에 금이 가고 있는 양상이다. 이에 더해 중국에서 번지고 있는 반일열풍은 더욱 심상치 않다. 이러한 소프트한 전쟁의 발발 원인과 무기는 바로 기억과 감성의 문화라 할 수 있다. 마치 게릴라처럼 상대편의 생활과 기억 속에 스며들어 조용히 그러나 우리의 이미지와 힘을 퍼뜨리고 교류와 이윤을 창출하고 있는 전방부대가 있으니 바로 ‘한류’(韓流)라 할 것이다.
몇 년 전부터 불어닥친 아시아에서 한국문화 열풍, 즉 한류는 여전히 뜨겁다. 베트남전쟁 때 한국군과 전투를 치렀던 퇴역 베트남 군인이 저녁마다 에 심취하고, 중국의 젊은이들이 ‘신화’의 음악에 열광하고, 일본 여성과 젊은이들이 드라마 와 ‘욘사마’ 배용준과 ‘보아’에 패닉 현상을 보이고 있는 사실은 소프트 파워의 힘을 극명하게 상징한다. ‘소프트 코리아’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일본·중국·동남아·유럽·미국에서 이 같은 문화 전령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소프트 파워’는 미국 국방차관보를 지낸 조셉 S. 나이의 저서 『소프트 파워』에서 힌트를 얻으로 나이는 이미 1990년에 군사력처럼 물리적으로 외국을 억누르는 방식으로 자국 이익을 관철시키는 힘을 ‘하드 파워’로, 물리적인 강제력 보다는 사람의 마음을 끄는 힘으로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능력을 ‘소프트 파워’로 명명한 바 있다. 저자들은 ‘소프트 파워, 소프트 코리아’라는 표현을 통해 문화는 일방주의가 아닌 상호주의·국제주의를 담아야 한다고 확신한다. 제대로 된 소프트 파워의 조건 중 하나로 ‘초국적’을 거론하여, 가수 보아를 그 대표적인 인물로 꼽은 것도 그러한 까닭에서다.
광대역 취재 감각을 갖춘 현장기자 5명이 쓴 이 책은 현재 한류로 통하는 아시아의 매혹된 현장을 직접 찾아가 생중계하며, 한류의 문화적·사회적·경제적 효과, 나아가 한국의 소프트 파워를 한층 업그레이드하는 데 기여할 한류의 가능성과 미래를 살피고 있다. 국내 대학원에 한류학과가 생기고, 경기도에서 ‘한류우드’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등, 한류의 크나큰 의미에 부응하는 자리매김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나 대만에서 일고 있는 한류에 대한 반감들까지 객관적으로 소개하며 처음으로 한류에 대한 모든 것을 샅샅이 훑고 그 의미를 추적하는 이 책을 통해 한국 문화의 매력과 그 쓸모와 가치를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한류 주역 스타들과의 인터뷰, 그 뒷이야기는 책 읽는 재미를 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