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크로마뇽인으로부터』는 과감하고 개성적인 상상력으로 환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소설가 이평재의 두번 째 소설집이다. 총 8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각 작품마다 작가가 그린 다양한 형식의 삽화가 들어있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기도한 작가의 삽화는 그의 환상적이고 그로테스크한 소설의 느낌을 보다 구체적인 시각적 이미지로 표현하고 있다.
표제작 「어느날, 크로마뇽인으로부터」는 아내의 불륜으로 인해 지독한 여성 비하적 감정을 품고 있는 형사의 이야기이다. 35,000년되 크로마뇽인 유령을 만나 이후 자신의 성기가 점점 몸 속으로 빨려 들어가 사라져 버리는 주인공의 모습은 자신의 욕망으로 인해 파멸에 이르는 인간의 모습을 상징하고 있다.
이외에도 외음부 무모증 콜플렉스가 있는 한 여성이 남편과 시어머니 사이에서 벌어지는 변태적 행위 속에서 겪는 환영과 악몽을 다룬「고양이 변주곡」과 죽음의 문제를 신화 속의 새와 연결시킨 「리아논의 새」, 작가 특유의 환상과 현실 사이의 경계 파괴를 보여주는 「앤디를 위하여」「사이렌, 사이렌」등이 수록되어 있다.
『어느날, 크로마뇽인으로부터』안에서 과격하고 과대망상에 빠진듯한 변태적 섹스와 죽음에 대한 공포를 다루고 있는 이평재의 소설들은 판타지류의 소설과는 다르게 작가 자신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마음껏 표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