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족과 민족』은 국내의 대표적인 인류학자들이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유혈갈등과 분쟁에 대한 인류학적 분석을 담고 있다. 저자들은 스스로 단일민족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우리의 단일한 세계관에 대해 비판적 상찰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세계화, 국제화를 내세우며 ‘세계는 하나의 공동체’라는 이념적 구호가 곳곳에서 들려오지만 현실에는 여전히 분쟁과 갈등이 존재한다. 체첸 반군과 러시아의 전쟁, 인도 힌두교도와 모슬렘 사이의 갈등, 재일교포에 대한 일본의 차별 정책 그리고 한국 사회에 존재하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 등은 민족적 범주와 지역적 경계는 새롭게 정의되고 있지만 갈등 요소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증명해 준다.
저자들은 미국의 인종주의와 인도와 북아일랜드의 종교 갈등 같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종족, 종교 간의 분쟁과 갈등을 주목하면서, 멕시코와 같이 인종적 범주와 문화적 전통이 새롭게 정립되고 있는 사례를 놓치지 않는다. 일본의 경우 단일민족의 신화가 깨지면서 새로운 종족성의 발명과 타협의 과정이 시작되는 것을 전망하고 있으며, 홍콩이 중국에 귀속되면서 생긴 홍콩인의 종족성이 재정의 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인류학의 가장 핵심적인 주제로 부상하는 민족성-종족성에 대한 저자들의 분석과 시도는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편견과 폐쇄성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