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에서 화훼와 분재를 다룬 저술 중 강희안(姜希顔)의 『양화소록』은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그간 몇 권의 번역서가 출간되었지만 이번에 나온 이종묵 교수의 『양화소록』은 기존 번역의 오류를 대폭 수정했다. 또한 고려와 조선 시대의 다양한 문헌을 상당수 동원하여 일반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우리나라의 꽃과 분재의 문화사로 확대시켰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저자가 이 책에서 주력한 부분은 고려 혹은 조선의 문인들이 꽃과 나무에 대해 가졌던 생각을 잘 보게 하는 시와 문장을 많이 찾아낸 점이다. 예전 선비들은 꽃과 나무를 단순한 볼거리로 삼지 않고 마음을 수양하는 자료로 삼았다. 때로는 전원에서 한적한 삶을 살아가기도 하고 때로는 불우한 환경에서 비분강개하면서 꽃과 나무를 소재로 한 시문을 지었다. 여기에서는 이러한 시문을 통하여 단순한 원예기술을 넘어서 꽃과 나무, 그리고 이를 담은 화분이 하나의 문화사로 읽힐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