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 혼밥, 혼술, 혼행』은 말 그대로 나 홀로 떠나는 여행이다.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술을 마시고, 혼자 길을 걷는다. 하지만 그 이유는 단순히 자유를 즐기기 위해서 만은 아니다. 나는 이 시간을 통해 나 자신과 깊은 대화를 나누고, 그 속에서 진정한 나를 찾아보고자 했다. 이번 여행에서 나는 제주의 14개 코스를 따라가며, 보석처럼 빛나는 장소들을 찾아 나섰다. 자연이 품은 고유한 풍경과 제주만의 정서를 느끼고, 그 순간순간을 마음에 새기기 위해서다. 나는 카메라 대신 펜과 먹물을 들었고, 그 자리에서 직접 스케치를 하며 여행의 기억을 삽화로 남겼다. 또한 각 코스에서 하나씩, 현장의 분위기를 담은 노래를 직접 만들어 가사와 함께 수록하고, QR 코드를 통해 책을 읽으며 동시에 들을 수 있도록 했다. 글, 그림, 노래가 하나로 엮인 입체적인 여행기인 ‘포켓용 제주여행 가이드북’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내가 제주를 찾은 이번 여행의 목적은 단순히 관광지를 돌아보는 여행이 아니라, 제주라는 섬을 이루는 작은 마을과 사람들, 그리고 그들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이야기를 만나기 위함이었다. 각 지역을 걷고 머무르며, 그곳 사람들의 눈빛과 말씨에서 삶의 흔적을 느끼고 싶었다. 고요한 바닷가에서, 이른 새벽의 오름에서, 혹은 허름한 식당의 따뜻한 밥 한 끼에서 나는 나만의 ‘자기로움’을 되새길 수 있었다.
지난해 나는 전국 108개 시군을 한 달 동안 혼자서 여행하며 『거꾸로 여행, 유쾌한 U턴』이라는 책을 썼다. 그 여정은 내게 큰 울림을 남겼고, 이번 제주 여행은 그 유쾌한 여정의 마무리이자 완성이라 할 수 있다. 혼자 떠나는 여행에서 나는 외로움보다는 고독을 찾는다. 우리는 고독을 통해서만 고독에 내재된 고독력孤獨力을 얻을 수 있다. 이 힘은 결국 자기 자신을 세우고, 외부에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만드는 근원이다. 고독력은 성숙함과 독립성을 키우고, 창의적 삶을 가능하게 한다. 매일 걷고, 생각하고, 나 자신과 마주하는 그 시간이야말로 내가 나로서 존재하는 이유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제주에서의 시간은 바로 그런 고독의 자유를 허락해 주었다.
이 책은 단순한 여행 가이드북이 아니다. 나는 글과 그림, 노래라는 세 가지 수단을 통해 내가 보고 느낀 제주의 정수를 전하고자 했다. 우선, 14개 코스별로 여행 동선을 나누고, 각 지역의 방문지를 소개하며, 여기에 ‘여행길에서 배운 인생법칙 14가지’라는 에세이를 덧붙였다. 여행지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들, 그리고 나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얻은 작은 깨달음들이 담겨 있다. 또한 각 장소를 먹물로 스케치했다. 나는 수채화 물감을 과감히 던져버리고, 흑백 먹물만으로 제주의 빛을 담아냈다. 그 단순함 속에서 더 깊은 감정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그림들은 책 곳곳에 삽화로 수록되었다. 여기에 노래를 더했다. 각 코스에서 느낀 감정들을 바탕으로 직접 만든 곡을 QR코드와 함께 수록했다. 책을 읽는 독자들은 페이지를 넘기며 동시에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감성과 경험이 동시에 흘러가는 이 방식이야말로 나만의 제주 여행법이자, 이 책의 핵심이다.
추가로, 책 제목인 ‘혼밥, 혼술’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각 방문지별로 인접한 혼밥 또는 혼술 장소를 한 곳씩 소개했다. ‘일미일미1美1味’라는 이름으로 정리된 이 목록은 제주 현지인의 추천을 받아 구성되었으며, 별도의 리뷰 없이 상호과 위치만 소개했다. 혼자 여행 중 가볍게 한 끼 또는 한 잔을 해결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다만 모든 장소가 혼자 방문하기에 최적은 아닐 수 있음을 밝히며, 이용 여부는 각자의 판단에 맡기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각 코스별 이동 동선을 지도로 정리해 수록했다. 혼자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시각적 도움과 동기부여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손수 그려 완성했다. 꽤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었지만, 그만큼 의미 있는 과정이었다. 이 모든 작업은 결국 나의 여행을 정리하고 기억하기 위한 기록이지만, 동시에 이 책을 통해 나의 감정과 경험을 독자들과 나누고 싶었다. 혼자서도 충분히 풍요로운 여행이 가능하다는 것, 그 속에서 오히려 더 깊은 울림과 자기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 이 책이 나처럼 ‘나답게, 혼자서, 자유롭게’ 여행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작은 영감을 주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