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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나무, 손수건, 그리고 작은 모자가 있는 숲
글쓴이
로베르트 발저 저
출판사
열림원
출판일
2025년 7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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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로베르트 발저

1878년 스위스 빌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와 예비 김나지움을 다녔으나 넉넉하지 못한 가정형편 때문에 그 이상의 교육은 받지 못했다.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열네 살 때부터 베른 주립은행에서 견습생 생활을 했고, 이후 취리히, 베른, 베를린, 슈투트가르트, 뮌헨 등 스위스와 독일의 여러 도시들로 거처를 옮기며 엔지니어 조수, 은행원, 사서, 비서 등으로 일했다.

1898년 처음으로 지역 신문에 시를 발표했고, 그 후로도 여러 작품을 문학잡지에 발표했다. 1906년부터 『탄너 일가의 남매들』 『조수』 『벤야멘타 하인학교―야콥 폰 군텐 이야기』 등 대표작을 출간했는데, 그의 작품들은 프란츠 카프카, 로베르트 무질, 헤르만 헤세, 발터 벤야민에게 찬사를 받았다. 1913년 모국 스위스로 돌아와 호텔 다락방에서 7년을 머물며 산문집 『작은 문학』 『물의 나라』, 장편소설 『토볼트』 『테오도르』 등 다수의 작품을 집필했고, 1925년 2월 마지막 책 『장미』를 출간했다. 고독과 불안, 망상으로 고통받던 그는 누나의 권유로 1929년 베른에 있는 발다우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었고, 입원 뒤에도 집필을 계속했으나 1933년 헤리자우에 있는 정신병원으로 이송된 후에는 절필한 채 여생을 보내다 1956년 12월 25일 산책을 하던 중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생전에 작가로서의 명성을 누리지 못하고 일생을 철저한 아웃사이더로 살았던 로베르트 발저는 1970년대 그의 난해한 작품들에 대해 포스트모더니즘적 해석이 새롭게 이루어지면서 스위스에서 국민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고, 독일 문학사의 불가해한 신화로 재탄생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엘프리데 옐리네크와 W.G. 제발트, 페터 한트케, 마르틴 발저 등은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은 작가로 로베르트 발저를 꼽았다.

책 소개

분야에세이
고요한 숲과 바람 사이로 방랑하는 발걸음
로베르트 발저의 산책과 사유가 담긴 산문 선집

스위스 문학의 대표적인 작가 로베르트 발저의 산문, 시, 단편 중 ‘숲’을 테마로 삼은 텍스트를 중심으로 새롭게 엮은 선집 『전나무, 손수건, 그리고 작은 모자가 있는 숲』이 열림원 총서 ‘열다’의 네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발저는 숲에서 마주한 여러 요소를 통해 일상적이면서도 생생한 삶의 감각을 되살린다. 그는 자연을 멀찍이 떨어져 관찰하거나 설명하는 대신 그것을 직접 듣고 만지며, 느끼고 비유하고 사랑한다. 발저에게 숲은 은유의 장이자 선명한 감각이 열리는 세계다. “숲의 흙은 양탄자”가 되고, “숲의 목소리는 사랑의 속삭임”이 되며, 우리는 발저가 만든 숲의 공기를 “향유처럼” 들이마신다.

발저가 깊은 숲속으로 파고 들어가 엮어낸 비유들은 자연과 인간 사이의 교감, 그 틈새에서 태어난 탁월한 문학적 상상력이다. 그는 사랑이라는 감정의 본질을 숲이라는 풍경 안에 투영한다. 『전나무, 손수건~』 속 소년은 말한다. “나는 숲속 깊숙이 들어가고 싶고, 숲을 갖고 싶고, 숲이 있는 그대로의 나를 가졌으면 좋겠는데. (…) 숲은 왜 나를 오게 해놓고 다시 쫓아내는 걸까요?” 여기에는 숲을 향한 한 아이의 맹목적이고도 순정한 사랑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는 숲을 두려워하면서도 갈망하고, 거부당하면서도 다시 찾아간다. 이 어린 소년의 울음은, 숲을 통해 사랑이란 결국 닿을 수 없음에도 끝내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라는 걸 보여준다. 그리고 발저는 그 숲의 한가운데에서, 마치 동화의 한 장면처럼 조용히 남겨진 흔적과 마주친다. “전나무 가지와 작은 손수건, 그리고 작은 인형 모자” 그것들은 아이가 숲에 남기고 간 작고도 사랑스러운 마법의 징표이다. 발저는 이 작은 물건들에서 어떤 설명이나 해석보다 더 크고 섬세한 감정을 발견한다. 그가 숲을 바라보는 시선은 때로 철학자의 것이지만, 그걸 옮겨 쓰는 손은 언제나 시인의 것이다. 자연이 어떻게 인간의 내면과 맞닿아 있는지, 숲과 인간 사이에서 문학이 어떤 숨결을 얻는지 발저는 숲의 가장 내밀한 곳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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