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횔덜린의 광기
글쓴이
조르조 아감벤 저
출판사
현대문학
출판일
2025년 7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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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조르조 아감벤

프랑스를 시작으로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이탈리아의 철학자이자 미학적 시각을 지닌 비평가. 1942년 로마에서 태어나 파리의 국제철학원과 베로나 대학을 거쳐 현재는 베네치아 건축대학 교수이다. 아감벤의 문체가 대단히 신학적이고 철학적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특히 그가 분석하는 역사 인식이나 세계관이 너무나 참신하기 때문에 지금 세계에서 가장 뜨겁게 논쟁되고 있는 철학자 중의 한 명이다.

스스로 다루고 있는 소재의 내용에서 자신의 내적인 주관성에 관한 표현을 발견하지 못한 채, 그 내용의 부정을 무한히 반복하다가 결국 자기 자신의 내용에 대한 부정에 이르게 된다는, ‘내용 없는 인간’으로서의 현대 예술가의 운명을 고찰한 미학서인 『내용 없는 인간』( 1970년)을 발표하면서 비평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한 아감벤은, 『스탄체 ; 서양문화의 언어와 이미지』(1977년)와 『유년기와 역사』(1978년), 『사고의 종언』(1982년), 『언어활동과 죽음』(1982년), 그리고 『산문의 이념』(1985년) 등의 저작들을 통하여 그의 미학적 스탠스에서의 글쓰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1990년에 발표된 정치철학적 선언서인 『도래하는 공동체』에서 제시되고 있는 국가와 민족, 그리고 계급 등을 향한 귀속을 거부하는 ‘주체 없는 주체’에 관한 모델과 매우 닮아 있다.

그밖에도 그의 미학을 둘러싼 이론적 또는 역사적 관심은 발터 벤야민의 이탈리아어판 저작집의 편집 참여와, 1993년 질 들뢰즈와의 공저인 『바틀비 ; 창조의 정식』(1993년)을 통하여 지속되어 왔다. 이후에 아감벤은 구소련 및 동유럽의 사회주의체제의 붕괴를 계기로, 언어활동을 테마로 유럽의 인간적인 조건에 관한 미학적인 고찰에서 정치에 관한 철학적인 고찰로 글쓰기의 이행을 시도한다. 실제로 ‘정체성 없는 단독성’만을 기초로 하는 공동성, 그리고 어느 한 속성으로 인하여 귀속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일체의 속성에 대한 무관심을 통하여 각자가 현재의 존재방식인 단독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토대로 공동체 구상을 제시한 『도래하는 공동체』(La comunia che viene, 1990년)를 시작으로, 『목적 없는 수단 ; 정치에 관한 노트』(1995년)에서 제시되고 있는 정치에 관한 현재적 테마들 - 생, 예외상태, 강제수용소, 인민, 인권, 난민, 은어, 스펙터클, 몸짓 등 - 을 통해 아감벤은 정치의 존재론적 지위 회복을 주장하고 있으며, 그 지표가 될 수 있는 개념들을 재고하고 있다. 그 가운데 무엇보다도 주목할 저작으로는 『호모 사케르 ; 주권 권력과 벌거벗은 생』(1995년), 『예외상태』(2003년), 『아우슈비츠의 남겨진 것』(1998년)의 3부작을 들 수 있다.

책 소개

분야인문
시적 언어로 사유하는 유럽 최고의 지성 조르조 아감벤,
침묵과 광기 속에 거주한 시인 프리드리히 횔덜린을 잇다

우리 시대가 잃어버린 인간다움, 그 복원에 관한 매혹적인 사유

“40세가 되던 해에 횔덜린은 인간으로서 이성을 잃는 것이
현명하다고, 그러니까 재치 있다고 생각했다.” -로베르트 발저

세계적 석학으로 꼽히는 우리 시대 가장 도전적인 사상가 조르조 아감벤의 『횔덜린의 광기-거주 하는 삶의 연대기 1806~1843』이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시인들의 시인’이자 철학자들이 가장 많이 호출한 작가인 프리드리히 횔덜린의 삶과 문학을 통해 그의 침묵과 광기를 철학적으로 재조명한 작품이다. 문학, 철학, 신학, 정치학 등 다양한 분야를 가로지르며 첨예한 언어로 독창적인 사유를 펼쳐온 조르조 아감벤은 유럽 문학사상 가장 비극적인 시인을 호출함으로써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현대성이 끝내 외면한 근본 질문을 급진적으로 소환한다.

‘횔덜린’ 하면 반생을 정신착란 가운데 외롭고 불우하게 살아야 했지만 셸링, 헤겔과 함께 독일 이상주의 철학에 기초를 놓고 헤세와 릴케, 파울 첼란 등 독일의 내로라하는 후대 문학가뿐 아니라 니체와 하이데거, 벤야민, 블량쇼 등 사상가에게까지 깊은 영향을 준 천재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삶은 36세까지 세상과 소통하며 살았던 전반기, 그리고 이후 36년간 정신착란에 빠져 외부 세계와 단절한 채 튀빙엔의 한 목수 집에 은둔하며 살았던 후반기로 나뉘는데, 아감벤은 소위 ‘광기의 시기’로 정의되어온 1806년 이후의 삶과 작품을 조심스레 더듬으며, 철저히 문학적인 동시에 존재론적 독해를 시도한다. 이를 통해 횔덜린의 광기를 단순히 병리적 차원으로 보지 않고, 오히려 인간 존재의 근원적 방식, 즉 ‘거주하는 삶das wohnende Leben’이라는 시적, 철학적 가능성을 포착한다. 그럼으로써 그가 병들고 무너진 존재가 아니라 “인간은 이 지상에 시적으로 거주한다”는 자신의 문학적 명제를 온 삶으로 증명해낸 시인이었음을 밝힌다.

『횔덜린의 광기』는 단지 한 시인의 삶에 대한 분석을 넘어 철학과 문학이 공유하는 존재론적 질문의 자리를 복원하려는 시도이자, 여전히 “궁핍한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잃어버린 인간다움을 회복하기 위한 미학적 고찰이다. 따라서 이 책은 문학과 예술이 단순한 표현의 도구를 넘어 단절된 삶의 균열을 어떻게 봉합하고 새로운 삶의 가능성으로서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성찰해볼 계기를 마련해줄 것이다.

아감벤에게 횔덜린의 삶은 하나의 ‘패러다임’이다…… 그는 근대성의 여명기에 ‘광인’으로 취급되었던 시인 횔덜린의 연대기 복원을 통해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 물음에 답한다. 이 작업들에서 아감벤은 성공적으로 작동한다고 간주되었던 근대성의 시스템, 즉 ‘인류학적 기계’의 심각한 오작동을 지적하고, 인간이 세계에 ‘거주’하는 대신 그것을 ‘점령’해왔다고 비판한다. 그가 인간다움의 가능성을 회복할 대안적 영역으로 지시하는 곳은 다름 아닌 문학과 예술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근대성에 의해 내쳐진 횔덜린은 단순한 문학적 인물을 넘어, 근대성 자체를 재고하게 만드는 ‘실패의 패러다임’이자 ‘시스템의 균열’로서 아감벤의 사유 안에서 결정적인 위상을 점하게 된다. -「옮긴이의 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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