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다양한 논의의 스펙트럼을 볼 수 있는 구성으로 역사교육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역사교육 연구의 방향부터 교실 수업에 이르기까지 역사인식과 관련하여 역사교육의 문제를 논의하는 이 책은 김한종, 이영효, 양호환, 최상훈, 양정현, 유용태, 강선주 교수 등 7명의 저자가 인식론적 관점에서 역사교육학을 어떻게 체계화할 것인가 하는 방안부터 역사교육과정의 재구성, 학생의 역사인식에 이르기까지 많은 문제에 대해 그동안 연구해온 결과물을 모은 학술서이다.
역사왜곡과 과거사 청산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역사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막상 현장에서 어떻게 학생들에게 역사교육을 진행해야 하는지 막막한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다. 이 책은 역사교육자들이 학생들에게 역사 지식의 중요성을 무조건 강조하기보다 역사를 어떻게 인식해야 하는가에 초점을 둔 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주로 한국사 교육에 집중되어 멀어진 세계사 교육에 대한 새로운 방향 제시도 하고 있다. 한국사와 세계사는 별개의 것이 아닌 하나의 통합적인 것이며, 유럽이나 중국 중심의 세계사 인식에 대해 비판의 칼날을 들이댄다. 그리고 실제로 어떤 인식적 체계를 바탕으로 교육하느냐에 따라 학생들의 역사인식에 변화를 보여주는 여러 사례들 등 필드워크 결과물도 제시하고 있어 실제 역사교육자들에게도 유용한 참고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영국, 독일, 프랑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교과과정과 비교할 때, 교과과정에 ‘역사’가 들어있지 않은 경우는 한국뿐이다. 현행 교육과정에서 역사가 사회과에 포함돼 있고, 그 결과 역사 전공자에 의한 역사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에서, 제대로 된 역사적 정체성을 가진 후세를 양성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책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러한 특징을 지닌 이 책으로 역사교육의 지평을 넓히고 연구자들의 연구를 자극할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구성은 총 3부 10장으로 되어 있다. 1부 ‘역사인식과 역사교육’은 역사교육에서 역사인식이 왜 문제가 되는지에 대한 논의의 현실을 보여준다. 2부 ‘역사의 서술 양식과 역사 학습’은 역사인식에 따라 역사 교재의 서술 형식이 어떻게 달라지며, 역사 교재에 내포돼 있는 역사인식이 학생들의 역사 학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 3부 ‘민족?세계의 인식과 역사교육’에서는 한국사와 세계사 교육을 둘러싼 치열한 논쟁의 결과물들을 담고 있다. 한국사와 세계사 교육의 단절을 비판하여, 현재의 민족?민족주의 중심의 역사교육의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며, 오히려 진정한 민족주의 역사교육이 이뤄지지도 않았다는 반박과 함께 우리의 문제와 관련 없이 이뤄지는 세계사 교육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3부는 이런 여러 문제 제기와 대안을 모색하는 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