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클어진 머리를 한 게으른 만화가 옆에서 더 게으른 하품을 하고 있는 고양이. 흔히 사람들은 고양이가 개와 비교하여 아무 쓸모도 없는 동물이라고 폄하한다. 그러나 고양이의 가치는 개처럼 집을 지키거나 양과 소의 뒤를 쫓고, 냄새를 맡는 일차적인 것이 아니라 정신적이고 이차적인 것에 있다. 오죽하면 헤밍웨이가 “고양이 한 마리는 또 다른 고양이 한 마리를 더 데려오고 싶게 한다” 말했을까.
그러나 『죽은 고양이 사용설명서』는 고양이의 색다른 가치에 주목한다. 정말 어이없고, 기발하며 때로는 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작가의 악의 없는 유머가 독자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이 책에서 죽은 고양이는 살아있는 고양이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빗자루, 칫솔, 효자손이 되기도 하고 역사적인 순간에 함께 하기도 한다.
이 책이 제시하는 죽은 고양이 사용법은 다소 실용적인 것 같지만 결국 독자들이 얻는 것은 허해진 마음을 채우고, 사는 재미를 느끼는 이차적인 것이 아닐까? 살아있는 고양이가 주는 즐거움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