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톨의 밀알 A Grain of Wheat』은 작가 응구기가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한 작품으로, 작가의 작품세계가 전환기를 맞이했음을 알려주는 소설이다. 초창기에는 멜로드라마적인 서술구조 속에서 식민지 국민으로 강등되어 압박받는 민족의 울분과 애환, 정신적인 공황상태를 서정적으로 그려냈지만, 이 소설에서부터 리얼리즘을 토대로 현실의 모순과 개개인들의 욕망, 갈등을 그리는 동시에 정치적인 메시지가 강한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이 소설은 형식, 내용, 문체 등 모든 면에서 그의 최고작으로 손꼽힌다. 외부 세력에 의한 공동체의 붕괴가 가져다준 비극과, 그 공동체를 다시 일으켜 세우려는 지난한 과정에서 사람들의 심리와 행위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면서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이 때문에 로렌스의 서정성과 콘라드의 비극성을 잘 조화시켜 놓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케냐의 독립을 배경으로 등장인물들이 펼치는 팽팽한 긴장감을 통해 작가는 숱한 고난과 시련을 이겨내는 인간 능력에 대한 신뢰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배반 행위를 둘러싼 죄의식이 어떻게 표출, 해결되는가에 대한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