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은 모이기만 하면 축구 이야기를 한다고 한다. 월드컵 이후로는 국내 팬들의 눈높이도 높아져 유럽축구 마니아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유럽 축구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는 거의 없었다. 간간히 TV를 통해 중계되는 몇몇 경기를 관전하거나,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낡은 정보들에 의존하는 것이 전부였다. 물론 그러한 정보들도 어느 정도 축구 마니아들의 갈증을 풀어준 것은 사실이지만, 유럽 축구의 참모습을 엿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게다가 그러한 정보들에는 직접 보고 느낀 현장감과 우리의 시각이 빠져 있다. 우리 입장에서 실제로 보고 느낀 것들이 아니라, 사전을 요약해 놓은 듯한 박제된 정보들에 지나지 않았다.
리버풀에서 축구산업학을 전공한 유럽축구 전문가이자 KBS, MBC 등에서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형욱 씨의『유럽축구기행』은 살아 있는 정보로 가득한 최초의 축구 기행서이다. 저자가 몇 년에 걸쳐 유럽 20여 개 도시를 발로 뛰며 직접 보고 느낀 유럽 축구 현장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경기 티켓을 구매하는 방법과 같은 사소한 일부터 경기 시작 전후 경기장 풍경, 각 구단 및 국가별 관중들의 특성, 각 구단의 역사 및 경기장에 얽힌 사연들, 현지에서 바라본 태극전사들에 대한 유럽인들의 시각 및 태극전사들과의 인터뷰, 축구가 유럽인의 일상과 문화 속에서 차지하는 위치 등 전문가의 시각에서 바라본 유럽축구의 모든 것이 에세이 풍의 깔끔한 기행문 속에 녹아 있다. TV를 통해 경기장 안의 선수들을 보는 것만으로 유럽축구에 대한 갈증을 달랠 수밖에 없었던 축구팬들에게, 이 책은 유럽 축구장 안팎의 풍경에 대해서 직접 체험에 버금가는 간접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