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와 손자가 이야기를 나눈다. 모르는 것투성이, 궁금한 것투성이인 손자가 보기에 할아버지는 모르는 것이 하나도 없을 것만 같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할아버지는 나이가 들어 갈수록 아는 것이 점점 없어지는 것 같다고 말한다. 손자가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하자 할아버지는 손자를 데리고 정원으로 나가 체리나무 그늘 아래에 자리를 잡는다.
할아버지는 그곳에서 손자에게 자신이 마치 씨앗 하나에서 시작되어, 해를 거듭할수록 잎이 무성해지고, 하얀 꽃을 피우다가 마침내 검붉은 열매가 달리는 체리나무 같다는 생각이 든다는 이야기를 해 준다. 살아오면서 배운 것들, 말한 것들, 아직 알지 못하는 것과 이루지 못한 꿈들이 마치 체리나무의 잎사귀, 꽃, 열매와 닮아 있다는 것이었다. 손자가 “그럼 할아버지는 이상한 체리나무게요!” 하고 말하는 것을 보면 할아버지가 한 이야기를 전부 다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분명하지만, 언젠가는 그 손자도 나이가 들어 자신의 손자를 보게 되면, 인생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손자를 데리고 나가 어느 체리나무 그늘 아래에 자리를 잡을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