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왜 나한테만 그래?”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내 마음을 몰라 줄 때 왜 우리는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서운한 게 많아지고, 짜증이 늘고, 이토록 미울까? 엄마와 딸 사이는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우리 사이 햇빛』 속 혜준과 엄마, 엄마와 할머니 역시 그렇다. 혜준은 여름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엄마의 부탁으로 할머니 집에 가게 된다. 부탁이라면 거절해 볼 법도 한데, 혜준한테는 쉬운 일이 아니다. 엄마 부탁을 거절해도 엄마가 여전히 자기를 사랑할지, 혜준은 종종 불안하다. 한편 엄마는 큰이모할머니가 돌아가신 후로 할머니가 죽는다는 소리를 자주 한다며 걱정이 많다. 혜준이 보기에 할머니는 그냥 하는 소리 같다. 그게 그렇게 걱정이라면 내가 나서서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 혜준은 할머니에게 직접 물어보기로 하는데…… “할머니, 그래서 죽고 싶은 거야?”
이처럼 엄마는 할머니를 돕기 위해, 할머니는 딸들을 걱정시키지 않기 위해, 혜준은 엄마의 고민을 덜어 주기 위해 했던 말들은 꼬이고 꼬여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 여느 가족들이 그러하듯,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꼭 내 마음을 몰라주는 것만 같다. 엄마와 싸워 본 딸이라면, 부모님 때문에 한 번쯤 서운해 본 어린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다. 왜 엄마는, 왜 할머니는, 왜 우리만 다른 가족들과 다를까? 그 고민에 넌지시 위로를 건네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