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학문이 대개 그렇듯이 한국민속학의 성립 시기는 일본 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민속학이라는 용어가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30년대이며, 1932년 발족한 조선민속학회는 그 중대한 계기가 된다. 그러나 일제가 조선의 영구한 지배확립을 목적으로 일련의 민속과 풍속 조사사업을 시행하면서, 여기에 참여한 많은 관제 학자들을 중심으로 조선사회의 민속조사가 전개되었고, 다양한 민속현상이 채록되고 정리되었다. 조선의 근대적 민속학은 이러한 일제시기의 굴절된 경험을 기반으로 성립하였다. 따라서 이 책은 한말 일제시기 조선의 민속과 문화 연구에 일정 부분 이바지를 했던 주요 연구자들의 정보를 제공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특히 근대 학문의 방법론이 도입되면서 전통을 해체하고 재인식하는 변혁의 시대를 잘 드러낼 수 있도록 조선의 민속과 문화가 성립되는 과정에 집중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변혁의 시대에 학문적 관점에서 우리 문화의 원류와 정체성을 설명했던 전문학자들뿐만 아니라 교육, 출판, 언론, 음악, 미술, 체육, 요리 등 제반 근대 사회 분과학적 영역에서 다양한 직업을 갖고 조선의 민속과 문화 재구성에 기여를 한 인물들까지 망라하고자 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근대시기 내부자의 시선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타자로서 조선을 바라본 서양인 관찰자의 시선까지 하나로 모아 이 시기 공존했던 한국민속문화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