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출판사의 ‘e시대의 절대문학’은 바로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서 불멸의 문학작품들을 디지털 시대와 화해시키는 방법론적인 복원을 꿈꾸고 기획되었다. 우선 문학작품이 탄생했던 시기와 현대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전문가들의 안내를 부탁했다. 총3부의 구성 가운데 해당 작품을 탄생시킨 작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담겨있는 1부가 그에 해당한다. 작가가 살았던 시대적 배경과 그의 삶, 사유 등을 최대한 상세하게 설명했다. 독자들은 이 부분만 읽어도 해당 작품이 왜 불멸의 작품으로 자리 잡게 되었는지, 그리고 이 작품의 현재적 의의는 어떤 것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
그 다음으로 고전의 반열에 오른 문학작품들의 방대한 분량을 현대 독자들의 호흡에 맞게 조정했다. 수년간 그 작가를 연구한 정통한 문학연구자들이 작품을 리라이팅해 수록한 2부가 그에 해당한다. 그 동안 방대한 묘사와 분량에 질려 처음 몇 대목만 읽고 포기하는 일이 많았던 현대 독자들의 호흡으로도 읽을 수 있도록 고전의 내용을 훼손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충실하게 축약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관련된 참고 도서와 연보를 수록함으로써 고전에 처음 접하는 독자들을 배려하고 독서를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
『모비딕』은 “나를 이스마엘이라고 불러주오”라는 유명한 문장으로 시작된다. 이스마엘이라는 인물이 고래잡이에 나가 자신이 겪은 체험담을 펼치고 있는 고래와 고래잡이에 대한 대단히 사실적인 기록이면서 동시에 삶의 의미를 깊이 성찰하는 소설이다. 『모비딕』에서 우리는 삶의 신비와 환영에 대한 한없는 매혹, 그 비의를 꿰뚫고자 하는 탐구욕과 해석의 열망, 백과사전적인 지식과 광활한 상상력을 만난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모비딕』을 통해 절대적 진실에 대한 갈구와 그것에 대한 회의, 언어의 가능성과 그 한계를 강렬하게 체험하게 된다. 이 소설의 가장 큰 경이는 독자를 이런 성찰로 인도하면서 동시에 그것을 넘어서도록 끊임없이 자극한다는 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