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로나이즈드 바다 아네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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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로나이즈드 바다 아네모네

글쓴이
김혜순 저
출판사
난다
출판일
2025년 9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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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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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순

대상을 주관적으로 비틀어 만든 기괴한 이미지들과 속도감 있는 언어 감각으로 자신의 독특한 세계를 구축해온 김혜순이 시를 통해 끈질기게 말하는 것은 죽음에 둘러싸인 우리 삶의 뜻없음, 지옥에 갇힌 느낌이다. 그 죽음은 생물학적 개체의 종말로서의 현상적,실재적 죽음이 아니라, 삶의 내면에 커다란 구멍으로 들어앉은 관념적,선험적 죽음이다. 그의 세 번째 시집 제목이 『어느 별의 지옥』인 것도 우연은 아니다. 『어느 별의 죽음』은 세계의 무목적성에 대한 오랜 응시로 삶에 예정되어 있는 불행을 눈치채버린 이의, 삶의 텅 빔과 헛됨, 견딜 수 없는 지옥의 느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비관주의적 상상력이 빚어낸 시집이다. 그의 시 세계는 일상적이고 자명한 것의 평화와 질서에 길들여져 있는 우리의 의식을 난폭하게 찌르고 괴롭힌다. 김혜순 시인은 시집 『날개 환상통』으로 미국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한국 최초로 수상하였다.

김혜순은 1955년 경북 울진에서 태어났다. 초등 학교에 입학할 무렵 강원도 원주에 이사해 거기서 청소년기를 보낸 그는 원주여고를 거쳐 1973년 건국대학교 국문과에 들어가 시를 쓰기 시작한다. 그는 1978년 「동아일보」신춘문예에 처음 써 본 평론 「시와 회화의 미학적 교류」가 입선하고, 이어 1979년 「문학과 지성」에 「담배를 피우는 시인」,「도솔가」등의 시를 발표하며 정식으로 문단에 나온다. 대학 졸업 뒤 「평민사」와 「문장」의 편집부에서 일하던 그는 1993년 「김수영 시 연구」라는 논문으로 문학 박사 학위를 받는다. 그는 1998년 '김수영 문학상'을 받음으로써, 낯설고 이색적이어서 사람들이 부담스러워하던 그의 시세계는 비로소 문단의 공인을 받는다. 2019년 캐나다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그리핀 시 문학상(Griffin Poetry Prize)를 수상했다.

김혜순 시의 착지점은 '몸', 그것도 해탈이 불가능한 '여성의 몸'이다. 해탈이 불가능한 몸에서 출발한 그의 시적 상상력은 때때로 그로테스크한 식육적 상상력으로까지 뻗친다. 이런 점에서 김혜순의 시를 "블랙유머에 바탕을 둔 경쾌한 악마주의"의 시로 이해할 수도 있겠다.

그는 자기 시의 발생론적 근거를 '여성'과 '여성의 몸'에서 찾는다. 이에 대해 그는 "식민지에 사는 사람은 절대 해탈이 불가능하다. 여성은 식민지 상황에서 살고 있다. 사회학적 요인이 아니라 유전자에 새겨진 식민지성이 있다. 이때의 여성은 인식론적 여성이 아니라 존재론적 여성이다."라고 말한다.

책 소개

분야소설/시/희곡
“시인 김혜순이 온다, 시가 난다!”

난다에서 시작하는 시집 시리즈
‘난다시편’의 첫 권
그리고
김혜순 시인의 신작


돌파를 멈춘 적 없는 시적 신체의 최전선(이광호) 시인 김혜순의 신작 시집 『싱크로나이즈드 바다 아네모네』가 난다의 시집 시리즈 난다시편 첫 권으로 출간된다. 3년 만에 발표하는 이번 신작은 독일 국제문학상 수상 이후 선보이는 그의 열다섯번째 시집으로서 미발표작 시 65편을 8부로 구성해 싣고 시인 김혜순의 편지와 대표작 시 1편을 영문으로 번역해 수록했다. 고통으로 가득차서 시를 쓰던 김혜순 시인은 어느 순간 찬물을 몸에 끼얹듯 다른 시를 써야겠다고 생각한다. 자신을 씻어줄 물이 필요하다고. 캄캄하고 캄캄하고 캄캄했던 어둠에서 이 시들은 그를 직립하게 한 끈, 혹은 슬픔으로 팽팽한 철사였다. 그를 찾아오는 리듬과 멜로디, 고통과 아픔은 정말 새것이다. 시인은 발 없는 명랑한 귀신이 되어 편한 마음으로 찾아오는 리듬을 받아 적고, 작은 폭포처럼 떨어지는 말들을 적었다. 이 시들을 만나지 못했으면 죽음이 얼굴에 드리운 험한 사람이 되었을 거라고 시인은 말한다. 이 시들을 쓰면서 고통도 슬픔도 비극도 유쾌한 그릇에 담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고. 이 시집이 바로 웃음의 그릇에 담았던 그 다른 시들이다(「김혜순의 편지」). 시인은 어느 건물 로비에서 커다란 어항 같은 화면에 처음 보는 생물이 하나 일렁이는 걸 본다. 깊은 바다 속에서 온갖 색깔을 뽐내며 혼자 표표히 고독하게 싱크로나이즈드하는 긴 촉수들을 만지는 듯한 감동. 그날 밤 시인은 그 심해의 존재에 살포시 기대고 누워 있었다. 그 존재의 명패에는 Sea Anemone가 적혀 있었고, 그다음 이 시집이 탄생했다(시인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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