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순간에 발생한 우연의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오두섭의 시들
1979년도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후 긴 공백기를 보낸 뒤 『소낙비 테러리스트』, 『내 머릿속에서 추출한 사소한 목록들』 등의 시집을 내며 활동해오던 오두섭 시인이 세 번째 시집 『옆구리의 슬픔』을 현대시세계 시인선 183번으로 출간하였다.
오두섭의 시집 『옆구리의 슬픔』은 순간이라는 시간적 개념과 우연이라는 이 세계의 불연속적 특성을 세계를 이해하는 주요한 매개로 삼고 있다. 그것은 구조된 세계를 합리적 질서에 의해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 너머의 초월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주어진 현실을 이해한다는 말과 같다. 그러니 그의 시에 그려지는 일상은 현실의 재현과는 거리를 가지며 일상적 이해보다는 이면적 진실을 추구한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이면적 진실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은 육체적 감각이다. 그의 시를 읽는 일은 어떤 순간에 발생한 우연의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예민한 육체적 감각을 이해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