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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의 삶은 이지하지 않다
글쓴이
애매한 인간(채도운) 저
출판사
삶의직조
출판일
2025년 10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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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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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한 인간(채도운)

1992년생. 자격증, 이력, 경력, 전문성, 돈, 재능 등 모든 게 애매한 인간. 무난하게라도 살고 싶어 열심히 공부하다 마침내 공공기관 입사에 성공했다. 하지만 힘겹게 4년을 버티고 퇴사, 나고 자란 진주에서 무작정 카페를 열었다. 그게 온통 애매하기만 한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이라 여겼다. 주인을 닮아서일까? 카페도 애매하다. 카페인가, 서점인가, 마을회관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매함이 주는 힘을 믿기에, 이 공간을 방문해주는 손님, 친구들, 가족과 함께 하루하루를 충실히 잘 살아내고 있다. 애매한 인간의 카페 창업기를 브런치에 연재하다가 밀리의 서재에서 『엄마가 카페에서 때수건을 팔라고 하셨어』 전자책을 출간했다. 오늘도 진주에서 카페&서점 ‘보틀북스’를 애매하게 운영 중이다.

책 소개

분야소설/시/희곡
청년의 소진, 살림과 살생, 소망과 체념
생의 주기마다 닥쳐오는 우리들의 이야기

안규철(예술가, 「사물의 뒷모습」 저자) 추천
몬스테라(서울동부지방법원 변호사, 「국선변호인이 만난 사람들」 저자) 추천

〈드림래더〉는 “우리 시은이, 실망이다”라는 길들이는 말로 시작해, 기대-실망-재기대의 고리에 청년을 묶어 두는 한국식 돌봄·정치의 장치를 파헤친다. 박수와 사진 뒤에 숨은 ‘공짜 노동’의 역설을 드러내며, “누굴 위해, 누가 무엇을 닦고 있나”라는 질문을 남긴다.

〈도마 위의 생〉은 부엌에서 펼쳐진 분류의 흔들림을 따라간다. 물고기/생선, 치킨/헨… 식(食)을 위해 생(生)을 가르는 이름 붙이기의 폭력이 어떻게 일상으로 스며드는지, 그리고 타인의 온기를 빼앗던 폭력의 촉각이 ‘살림하는 손’의 첫 살생과 닮아 있음을 전율처럼 포착한다. “살림은 어디까지가 살생과 분리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이 독자의 손을 멈추게 한다.

〈이진의 삶은 이지하지 않다〉는 쉰일곱 이진의 작은 반지에서 출발한다. 사치가 아니라 “나도 값어치가 있다”는 자기 허락의 표식. 그러나 정년 없는 가게, 집으로 되돌아온 노동, 장갑 한 켤레가 덧씌우는 의무 속에서 중장년 여성의 욕망은 쉽게 ‘소모품’으로 환원된다. 값(price)과 값어치(value)의 간극, 그리고 “노년의 욕망은 죄인가”라는 사회의 물음에 맞서는 한 사람의 체온을 섬세하게 지켜낸다.

이 소설집의 미덕은 크고 급한 구호 대신, 손의 기억과 냄새의 층위로 삶의 진실에 다가서는 태도다. 사다리?칼끝?반지로 이어지는 상징의 고리는 ‘누군가를 올리고, 무엇을 끊고, 무엇을 잇는’ 우리의 매일을 비춘다. 읽다 보면 과거의 못난 나와 지금의 모난 내가 겹쳐지고, 끝내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그 욕망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라는 질문이 조용히 남는다.

감정의 진폭은 묵직하지만 문장은 단단하고 맑다. 예측 불허의 전개 끝에 도착하는 것은 거창한 구원이 아니라, 삶을 버티게 하는 손의 온기다. 책을 덮고도 오래, 독자는 자신의 사다리와 칼끝, 그리고 하나의 작은 반지를 쓰다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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