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수필 100년 사파이어문고 스물여덟 번째 작품집 『늦은 날의 문장들』.이 책은 정영숙 수필가가 삶의 뒤안길에서 건져 올린 기억과 감정을 차분히 기록한 작품집이다. 오랜 세월 묵혀 두었던 마음의 편린들을 하나씩 꺼내어 풀어내며, 잃어버린 시간과 지나간 풍경을 되살린다.1부는 부모와 가족, 고향에 대한 기억 속에서 아픔과 그리움을 성찰한다. 전쟁의 흔적, 어머니의 삶과 떠남을 담담히 그리며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사랑과 상실의 무게를 담았다. 2부는 일상적 풍경 속에서 발견한 작은 위로와 삶의 지혜를 담는다. 부추 다듬기, 팥죽 끓이기, 우산 한 자락 같은 평범한 장면들이 인생의 의미로 확장된다. 3부는 시간이 빚어낸 추억과 그 너머의 그리움을 담아낸다. 오래된 집 담벼락, 추억의 풍경, 안경 너머로 바라본 세상에서 삶의 덧없음과 지속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4부는 자연과 계절의 흐름 속에서 생명의 순환과 존재의 본질을 사유한다. 찔레꽃과 콩죽,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단순한 계절의 기록을 넘어 삶의 단단한 성찰로 이어진다.작가 정영숙의 문장은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담백한 언어 속에 묵묵히 견뎌온 세월과 부서지지 않는 삶의 감각이 고요히 깃들어 있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자기 삶의 풍경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거울이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