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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무궁무궁
글쓴이
유계영 저
출판사
난다
출판일
2025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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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유계영

1985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동국대학교에서 문예창작학을 전공하였으며, 2010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온갖 것들의 낮』 『이제는 순수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얘기는 좀 어지러운가』 『지금부터는 나의 입장』, 산문집 『꼭대기의 수줍음』이 있다. 영남일보 구상문학상, 현대시작품상, 시결작품상을 수상했다.

책 소개

분야에세이/산문
2025년 난다의 시의적절, 그 아홉번째 이야기!
시인 유계영이 매일매일 그러모은
9월의, 9월에 의한, 9월을 위한
단 한 권의 읽을거리

시가 가르쳐준 첫번째 마음
이상하지. 내가 작아질수록 삶을 사랑하게 된다는 것이.

9월, 무한히 펼쳐지고 확장되는 일보 직전의 날들. 이렇게도 뜨거워도 되나 싶은 기록적인 폭염의 여름을 보내며 맞이하는 가을이다. 난다 출판사 시의적절 시리즈 스물한번째 책, 2025년 9월의 주인공은 구상문학상, 현대시작품상 수상 시인 유계영이다. 『무궁무궁』은 4년 만에 펴내는 그의 두번째 산문집으로 열한 편의 시와 함께 산문, 편지, 단상 등을 실었다. 눈을 뜨면 밖이 보이고 눈을 감으면 안이 보이는(「시 안 쓰기 시쓰기」), 산문과 시가 서로 호응하도록 구성한 이번 시의적절은 이 한 권 전체가 유계영의 시론이기도 하다. 0.99999…… 끝없이 이어지는 9는 1과 같다. 소수점 이하로 무한히 번지는 세계. 시인은 말한다. 이런 시시한 생각을 할 줄 몰랐다면 1의 무궁무궁도 몰랐을 거라고(작가의 말). 그에게 시는 틈으로만 이루어진 언어. 틈은 공간과 공간 사이에 난 각지각처로 뻗어나가는 무량한 샛길, 빠져나간 빈자리가 발생시키는 리듬이다. 호주머니에 든 동전들은 필요한 정도보다 모자랄 때 맑은소리를 낸다(198~199쪽). 그가 감동하는 것은 작은 목소리, 있음의 틈을 벌리며 빛나는 것을 발견하게 하는 목소리다(201쪽). “이상하지. 내가 작아질수록 삶을 사랑하게 된다는 것이. 시가 가르쳐준 첫번째 마음이.”(9월 29일 읽기)

울게 되면 더 큰 주목을 받게 된다는 만고불변의 이치를 조기에 알아차린 어린이. 학교 담벼락 생울타리에 심겨 아무도 눈길 주지 않는 무궁화처럼 운동장의 가장자리로만 운신했던 체육 시간(「무궁무궁」). 태어난 동네에서 단 한 번의 이사 없이 삼십 년을 살았지만 누군가 길을 물으면 죄송해요, 잘 모르는 동네라서요라고 답하는 사람. 인생에 들이닥친 몇 가지 역경에 오른쪽과 왼쪽의 개념을 배웠던 일이 포함되는 사람. 동네 한 바퀴 산책도 약간의 모험심을 요구할 정도(「나무와 나무 사이」)이지만 눈앞에서 흔들리는 개들의 신난 엉덩이를 보며 두 마리 개들과 매일 산책하는 사람(9월 3일 산문). 길에서 데려온 엉망진창 고양이 민지, 떠돌이 개 하이와 함께 살기로 결정한 사람. 여럿 속에 섞여 어울릴 때 어느 때보다 열심히 사물에게 말을 걸게 되는 사람, 그러다 사물들이 슬며시 들켜주는 특별한 모습을 시끄러운 눈빛으로 그는 본다(64쪽).

무엇도 앞지르려 하지 않고 한 폭으로 살아 있는 시. 시는 최소한의 그림. 오래 바라보면 더 보여주는, 이해가 아닌 관계가 되는 순간. 작게 낮게 얇게 비운 자세만이 틈 사이로 들어갈 수 있다(9월 29일 읽기). 마주하기 힘든 것을 마주해야 할 때. 그에게 잡아먹히기, 아주 작은 사람이 되어. 그의 내부로 들어가 불을 켜고, 그를 먹고, 그에 의해 움직이기. 그렇게 그는 어떻게 해도 자신과 연결되지 않는 대상들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배웠다(「호랑이 뱃속 구경」). 시에 마음을 담을 수 있다면 그것은 언어가 비켜준 자리, 행간에 담기지 않을까.(9월 26일 산문) “이상해, 자꾸 음악이 발생하는 거야.”(「늘어놓기, 가로등이 꺼질 때까지 늘어놓기, 완전한 어둠 속에서 늘어놓기……」) “이제 나는 유모차의 텅 비어 있음을 바라볼 수 있다.”(207쪽) “그늘은 드리우는 것, 그림자는 포개지는 것, (…) 서로서로 밟고 가기 좋은 그림자들이 태어납니다. 선생님, 나는 태어납니다.”(9월 6일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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