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어도 멋이 있고
바라만 봐도 낭만이 있고
만지기만 해도 그리움이 있는
서른둘의 식도구들이 당신을 찾아갑니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 종가 전시에 쌀뒤주는 빌려주는 물건이 아니라며 출품을 거절한 종부의 신념, 구절판을 보고 입체파 화가의 예술작품 같다고 한 해외 유명 소설가의 극찬, 시집살이에서 받은 서러움은 돌확과 함께 갈아버리고 행복하게 살길 바라는 친정아버지의 뒷모습, 이 모든 것은 식기장으로 통한다.
식기장은 식기를 넣어두는 장으로 이 책에서는 각각의 식도구에 대한 상세한 설명뿐만 아니라 관련 한시부터 속담, 신라시대 음주문화까지 그야말로 식기장 ‘이야기’이다. 우리 곁에서 차츰 사라져가고 있는 식도구를 이 책에서는 전면에 걸쳐 실었다. 식기장의 어느 한쪽 구석자리가 아닌 가장 중앙자리에 크고 넓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다.
이들의 두런거리는 속삭임이 울림이 되어 당신에게 닿을 때쯤이면 식기장의 문을 열고 오래된 식도구들을 손으로 쓸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