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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해
글쓴이
오은 외 6명
출판사
시절
출판일
2025년 10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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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오은

등단한 순간과 시인이 된 순간이 다르다고 믿는 사람.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은 정말이지 열심히 한다. 어떻게든 해내고 말겠다는 마음 때문에 몸과 마음을 많이 다치기도 했다. 다치는 와중에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했다. 삶의 중요한 길목은 아무도 시키지 않았던 일을 하다가 마주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니 오히려 그랬기에 계속해서 무언가를 쓰고 있었다. 쓸 때마다 찾아오는 기진맥진함이 좋다.

무언가를 해냈다는 느낌 때문이 아니라, 어떤 시간에 내가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느낌 때문이다. 엉겁결에 등단했고 무심결에 시인이 되었다. 우연인 듯,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순간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무언가를 해냈다는 느낌은 사람을 들뜨게 만들지만, 그것을 계속하게 만드는 동력은 되지 못할 수도 있다. 글쓰기 앞에서 번번이 좌절하기에 20여 년 가까이 쓸 수 있었다. 스스로가 희미해질 때마다 명함에 적힌 문장을 들여다보곤 한다.

“이따금 쓰지만, 항상 쓴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살지만 이따금 살아 있다고 느낍니다.” ‘항상’의 세계 속에서 ‘이따금’의 출현을 기다린다. ‘가만하다’라는 형용사와 ‘법석이다’라는 동사를 동시에 좋아한다. 마음을 잘 읽는 사람보다는 그것을 잘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2002년 봄 『현대시』를 통해 등단했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시집 『호텔 타셀의 돼지들』,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유에서 유』, 『왼손은 마음이 아파』, 『나는 이름이 있었다』와 산문집 『너는 시방 위험한 로봇이다』, 『너랑 나랑 노랑』, 『다독임』이 있다. 박인환문학상, 구상시문학상, 현대시작품상,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작란作亂 동인이다.

책 소개

분야에세이
‘시가 되겠구나’ 예감한 순간들의 기록, 『네가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해』

‘너’를 마주친 이들이 있다. 찰나를 놓치지 않고 붙들어 뭉근한 불 위에서 견딘다. 뜨거운 기다림의 시간 끝에 “우매하게 빛나는” 열매가 맺히면, 우리는 그것을 ‘시’라고 부른다. ‘너’는 사랑이기도, 그리움의 대상이기도, 시적 영감이기도 하다. 일곱 명의 시인이 밝히는 시의 탄생. 시와 시 창작, 시인의 생활. 그러니까 이 책은 시를 둘러싼 모든 것에 대하여 말한다.

시작(詩作)은 끝이 없을지도 모르는 미로에 들어서기로 마음먹는 것에서 출발한다. 기꺼이 투신하는, 긴 여정의 첫걸음을 떼는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또한 아무도 없음이 분명한 자리에 앉아서 혼잣말을 하는 일이다. 맞은 편에 네가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 꾸준함을 무기 삼으면서. 기다리고 다가가고 말을 거는 행위를 멈추지 않음이다. 자주, 그러고 마는 이들이 시를 지어 주변을 밝힌다. 일상은 대체로 무미하다. 당연하게 여기기 십상이고 가까운 데는 쉽게 잊힌다. 하나 시인들은 주변을 오래 응시하고, 멈칫하고, 낌새를 찾는다. 발견한 것들을 궁굴려 시를 빚어낸다.

“무른 존재를 삶의 외피에 끊임없이 부딪혀보는 작업”을 사는 일이라 이해한다는 문장처럼, 이들은 기꺼이 쓰는 이가 된다. 나아가 “시는 당신을 위해 존재하지만, 당신은 시를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문장에서 『네가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해』는 시와 시인을 애호하는 이들에게 귀한 선물임을 확신할 수밖에 없다. 타성에 젖은 일상에 “출렁이는 공기”를 불어넣는 이 책의 첫 장을 펼쳤다면 당신은 이미 시작(始作)한 사람. 시를 사랑하고 시인을 사랑하는 이들이 언제든 혼자 들어올 수 있는 작은 방, 『네가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해』의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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