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평선 시인의 제2시집 『사랑은 빗줄기에 머물며』는 첫 시집에서 보여준 유년과 가족 관련 시편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것은 그의 시적 관심사가 시인 자신의 삶에 대해 보다 깊이 천착하고 있기 때문인데, 시의 외연을 확장시키고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사랑은 빗줄기에 머물며』는 자연을 시적 대상으로 삼아 자신의 삶을 바라보며 내적 통찰을 강화하고 있다. 때로는 지나간 시간을, 때로는 현재의 모습을 살피며 자연의 모습으로 환치하여 내면의 풍경과 정신적으로 지향하는 세계에 대해 노래한다. 이러한 시적 형상화의 방식은 형이상학을 지향하는 내용과 형식을 담아내는 유용한 방법이어서 매우 값진 것이라 하겠다.
유평선 시인의 이번 시집에서 주목되는 또 다른 시편들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헌사들이다. 직접적으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최대한 절제하며 애틋함, 그리움, 연민의식을 사물에 투사시켜 자신의 메시지를 보내는 마음이 담백하면서도 뜨겁다.
시와 사진이 적절하게 잘 어우러진 『사랑은 빗줄기에 머물며』의 또다른 미덕은 특정종교의 관념을 드러내지 않고 보편적인 정서로 형상화하여 서정시의 본질과 효용성에 접근하고 있어 주목된다. - 강경호(한국시인협회 평론분과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