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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념과 미덕
글쓴이
구스타브 플로베르 저
출판사
니케북스
출판일
2025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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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구스타브 플로베르

노르망디의 중심 도시 루앙에서 1821년 12월 12일에 태어났다. 아버지는 루앙 시립병원의 외과부장이고 어머니는 노르망디 태생이다. 아버지가 외과 의사였던 사실은 그가 과학에 흥미를 갖게 되고 세밀하고 객관적인 관찰을 하는 데 적잖은 영향을 주었다. 열다섯 살 여름휴가 때 트루빌에서 만난 젊고 아름다운 엘리자 슐레징거 부인에게 격렬하고도 신비스러운 애정을 기울인다. 『감정교육』(1869)에서 마리 아르누 부인의 윤곽이 슐레징거 부인의 모습을 통하여 표현되어 있다.

1840년에 바칼로레아에 합격하고 파리의 법과대학에 등록하지만, 『감정교육』 초고 집필 중이던 1843년 10월에 신경병 발작 이후 법학을 그만두고 문학에만 몰두한다. 이 무렵에 아버지와 여동생을 잃는다. 이후 플로베르의 인생은 여행과 친구들(특히 시인 루이 부예)이 중심이 된다. 그 무렵 ‘뮤즈’라고 불리던 여류 시인 루이즈 콜레와의 관능적 연애도 경험한다. 플로베르가 루이즈 콜레에게 보낸 편지는 당시 플로베르가 쓰고 있던 작품이나 문학에 관한 생각들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자료다.

1851년 이집트 여행에서 돌아와 『마담 보바리』 집필을 시작한다. 이 작품은 1857년 1월에 기소되어 경범재판소에서 재판을 받게 되는데 시인 라마르틴이 변호 서한을 보내주었고 2월 7일에 무죄판결이 났다. 이듬해는 소설 『살람보』를 준비하기 위해서 튀니지를 여행한다. 1862년에는 『살람보』가 미셸 레비 서점에서 출판되어 성공을 거둔다.

5년의 시간을 바쳐 1869년에 『감정교육』을 탈고했으나, 평이 별로 좋지 않아 실망하게 된다. 그해에는 친구 부예와 동료 생트뵈브를 잃고 신경병이 재발했다. 1870년에는 쥘 공쿠르를, 1872년에는 어머니를, 1876년에는 조르주 상드를 잃었다. 만년은 『성 앙투안의 유혹』(1874) 등이 호평을 얻지 못하여 낙담했으나 『세 가지 이야기』(1877)가 좋은 평을 받았다.

또한 그가 대부가 된 모파상의 성공은 침체되어 있던 그의 만년에 생기를 주었다. 1880년 5월 8일, 뇌출혈로 급사했다. 『부바르와 페퀴셰』는 미완성작으로 사후에 출판(1881)되었다. 한편 아홉 권에 이르는 『서간집』은 비평가들에게 최대의 걸작으로 간주된다.

책 소개

분야소설/시/희곡
세상과 인간에 대한 비범한 통찰, 다각적인 연애 감정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

“이 책에는 슬프고, 씁쓸하고, 어둡고, 회의적인 생각들이 담겨 있다. 직접 찾아보시길.”
- 〈시향용 향기 혹은 떠돌이 광대들〉 에필로그 中 -

《마담 보바리》로 사실주의 문학이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한 작가 플로베르는 이미 열 살 무렵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고 그의 10대 시절 작품들을 묶어, 사후 《젊은 날의 글들Oeuvres de jeunesse》이 출간되었다. 여기에 수록된 작품들 중 〈정념과 미덕〉은 그가 열여섯 살, 〈시향용 향기 혹은 떠돌이 광대들〉은 열다섯 살에 쓴 작품이다. 성인 플로베르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어린 플로베르의 작품에서도 사실주의에 입각한 분석적 시각이 생생하게 작용하여, 독자는 등장인물 중 누구에게도 감정이입을 하지 못하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관찰자적 시점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런 냉엄한 사실주의적 문체는 사람들이 흔히 ‘달콤함’이라는 일차원적인 시각으로 정의하는 연애 감정을 다양한 시각을 총동원하여 바라보게 하는 장치가 된다. 어린 플로베르가 바라보던 연애관 역시 성인 플로베르가 바라보던 연애관과 마찬가지로 비범한 통찰력을 반영한 무시무시하고 비관적인 세계관을 투영한다.

표제작 〈정념과 미덕〉은 남편에게 충실하고 자녀들을 극진히 아끼며 유복한 가정을 꾸려나가던 귀부인 마짜가 무도회장에서 만난 바람둥이 에르네스트를 사랑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비극을 그린다. 마짜는 에르네스트와의 연애로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지만 결국 에르네스트에게 버림받고 그의 사랑을 되찾기 위해 광기에 가까운 욕망과 집착으로 스스로 파멸해 간다. 이 얼개는 약 20년 후에 탄생할 대작 《마담 보바리》의 밑그림처럼 보인다.

〈시향용 향기 혹은 떠돌이 광대들〉은 극도로 추한 외모의 마르그리트와 요정처럼 아름답고 요염한 미녀 이자벨라다가 같은 남자를 사이에 두고 벌이게 되는 또 하나의 파멸적 비극이다. 부부인 페드리요와 마르그리트는 세 아이와 함께 곡예단을 꾸려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 가족들만의 조악한 잔재주로는 지독한 추위와 가난을 벗어나기 어려웠다. 결국 다른 도시로 돈 벌 기회를 얻기 위해 이동하던 중, 또 다른 곡예사 가족 이장바르와 이자벨라다를 만나 서로 합동 곡예단을 꾸리게 된다. 너무도 젊고 아름다운 이자벨라다 덕분에 이 조합은 금세 호황을 누리게 되고 돈을 벌게 되지만, 페드리요와 이자벨라다가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되면서 마르그리트는 파괴적인 광기와 분노, 질투에 휩싸이게 된다.

플로베르는 이 두 이야기에서 정념을 잘 다스리고 미덕과 도덕성을 지키며 사는 것이 바람직한 연애관이자 참인생이라는 도덕적 교훈을 설파하려고 한다거나, 사랑 앞에서 온몸을 불사른 인물들을 애틋해하거나 찬양하려는 것도 아니다. 그는 극단적인 형태의 연애 이야기 두 편을 예로 들어 복잡한 연애 감정이라는 영역을 집중적으로 뜯어보면서 인간이라는 존재의 근원적인 감정들이 인간의 삶에 어떻게 작용하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그 감정들에 죄의식을 느끼거나 고통과 불안에 시달리는 것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인가의 철학적 질문까지 독자 스스로 사유하기를 유도한다.

“이 책의 철학적 사상에 관해서는 설명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에는 슬프고, 씁쓸하고, 어둡고, 회의적인 생각들이 담겨 있다. 직접 찾아보시길.”(이 책에 수록된 〈시향용 향기 혹은 떠돌이 광대들〉의 에필로그 中)

왜 지금 플로베르인가?

플로베르는 근대 사실주의 문학의 대표적인 작가로 문학사의 걸작으로 남은 《마담 보바리》 외에도 《살람보》, 《감정 교육》 등 사실주의 문학의 교과서적인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했다. 그의 작품 세계는 19세기 사실주의의 정점에 있으면서도, 사실주의라는 틀 안에 갇히지 않고 꾸준히 인간의 심리와 언어적 예술의 완결성을 동시에 추구하여 상징주의와 현대 소설의 길을 열어주었다. 플로베르를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한 작가의 문장을 음미하는 일이 아니라, 문학이 어떻게 예술로서 스스로를 정립했는지를 목격하는 일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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