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지나치지만, 누군가는 멈춰 바라보는 순간이 있습니다. 한 알의 홍시 위에 내려앉은 눈, 눈사람을 처음 본 길고양이의 야옹, 아무 말 없이 뒷걸음질 치는 진순이의 발끝. 연지민의 동시는 그 조용한 찰나들을 놓치지 않고 붙잡습니다. 그리고 그 찰나들은 이윽고 시가 됩니다. 이 동시집에는 골목과 들판, 아이의 일기장과 교실, 계절이 물드는 나뭇가지 끝까지 시인의 눈과 귀가 닿아 있습니다. 가볍게 툭 던진 말 한마디에 금이 가는 친구 사이, 조금만 멀어져도 어긋나는 마음들. 숫자 3처럼 균형과 위태로움 사이를 오가는 관계들에 시인은 조용히 귀 기울입니다. 누구도 말 걸지 않는 것들과 대화하고, 바람 부는 쪽으로 생각을 매달고, 마음을 구부려 어린 날의 나와 눈을 맞춥니다. 『숫자 3은 깨지기 쉬워요』는 작고 조용한 사물들과 마주 앉아 세상이 속삭이는 소리와 마음이 흔들리는 순간들을 정갈한 시어로 담아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