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 연대기를 뒤집는 20세기 기술의 역사
기술은 미래를 향해 달리지 않았다
최초의 스마트폰은 무엇일까? 아마 대부분은 애플사의 아이폰(iPhone)을 떠올릴 테지만, 틀렸다. 터치스크린에 전자우편과 팩스를 주고받고 게임도 할 수 있는 휴대전화를 ‘스마트폰’이라고 정의한다면, 최초의 스마트폰은 1992년 IBM사가 개발한 사이먼(Simon)이다. 사이먼은 이미 펜으로 메모할 수 있는 기능까지 갖추고 있었다. 아이폰은 ‘사이먼의 재탄생’이라 할 만하다.
흔히 우리는 기술이 미래지향적이라고 생각한다. 새롭고 멋지고 놀라운 미래를 탄생시켜 줄 도구, 그것이 기술이며, 우리가 꿈꾸는 새로운 세계의 열쇠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실제로 어떤 기술을 ‘사용’했는지의 관점으로 역사를 들여다보면,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다고 해서 곧바로 사회가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늘 사용해 왔던 오래된 기술은 쉽게 사라지지 않으며, 사라졌다가도 나중에 다시 등장하기도 한다.
휴먼사이언스의 신간 《낡고 오래된 것들의 세계사(The Shock of the Old)》는 그동안 새로운 것, 최초의 사용, 혁신에 초점을 맞췄던 기술사에 의문을 제기하며,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낡고 오래된 것들을 통해 새로운 관점의 기술사를 주장한다. 이제 3D 프린트, 공간 이동, 타임머신이 아니라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석탄, 자전거, 콘돔, 말, 재봉틀, 물레, 판자촌의 골함석 등 우리가 ‘사용해’ 왔던 기술을 되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