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품 소개
등에 돋은 3쌍의 은의 날개.
제각각의 색과 고대의 문양. 그리고 그 형상.
그것은 천사와 악마의 혼혈만이 가지는 불멸의 날개.
나를 기억하라, 천사와 악마들이여.
천 년의 세월 속에 잠들어 있던 영원의 신인 나에게 피의 복종을 맹세하여라.
바람이 분다.
불길한 서풍의 바람이여!
나에게 빛과 어둠을 몰아낼 붉은 검의 영광을!
세진그룹 후계자로 태어난 이연. 하지만 그녀의 운명은 평범한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어린 시절부터 그녀를 눈여겨보던 유백은 언제나 그녀의 곁에 존재하였다.
이제 그 순간이 다가오자 이연, 루는 각성과 더불어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데…….
지금, 정해진 운명의 안배를 향해 천사족과 악마족들은 한 치의 빈틈없이 굴러가기 시작했다!
“모든 것은 지나갈 것이다, 루. 그 모든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이 슬픔이 될지 아픔이 될지 루에게는 중요치 않아. 단 오직 한 가지.”
“한 가지?”
“루에게는 내가 있다는 것을 알아주기를 바라. 네가 무엇이 되든 어떠한 것이 되든 난 항상 너의 것이다. 나의 루.”
맹세와 같은 말이 유백에게 흘러나오고 곧 그의 따듯한 입술은 이연의 한없이 부드러운 입술과 맞닿아 향기를 일으켰다.
“이상해, 난 분명히 싫어하고 있는데. 너무너무 싫은데…….”
그 말간 눈빛이 흔들림을 동반한 폭풍이 몰아치려 하였다.
“싫어해도 좋다. 너라면, 나의 루라면 나를 싫어하고 증오해도 좋다. 허나 잊지는 말아야 해. 너의 존재를 각인하는 것은 세상 천지에 오직 나라는 것을 말이다.”
※ 본 작품은 일반 상식(천사와 악마에 관한)을 차용했을 뿐 서열과 지위는 내용전개에 따른 허구임을 알려드립니다.
※ ‘가하 에픽’은 다양한 시대, 색다른 소재, 독특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도서출판 가하의 새로운 브랜드입니다. 로맨틱한 판타지가 가득한 가하 에픽, 지금 만나보세요!
2. 작가 소개
윤희원
필명 : 카르틴.
▣ 출간작
내시의 딸 부영
왕자군의 요리사
우리엘의 불꽃
3. 미리 보기
불어오는 실바람이 이연, 루에게 달려들었다. 그녀의 몸을 지나 칠흑 같은 긴 머리를 날리게 하니 금색과 은색의 오묘한 눈동자가 보랏빛을 한껏 피우며 유백을 쳐다보았다.
“내 몸에서 손 떼.”
“싫다, 루.”
“왜.”
“넌 나의 것이다. 나 역시 너의 것이고.”
“안 가져.”
즉시 대답을 하는 루를 귀엽다는 듯이 바라보는 유백은 두 손을 뻗쳐 그녀의 작고도 하얀 얼굴을 들어 올렸다.
“지금 너에게 키스를 할 것이다. 깊고도 깊은 것이라 루는 거부할 수 없어.”
유백의 얼굴이 바로 앞에 있었다. 밀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전부를 차지한다면 그가 어찌 나오나 보고 싶은 마음도 존재했다.
“왜 나에게 키스를 하는데.”
“모든 것은 지나갈 것이다, 루. 그 모든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이 슬픔이 될지 아픔이 될지 루에게는 중요치 않아. 단 오직 한 가지.”
“한 가지?”
“루에게는 내가 있다는 것을 알아주기를 바라. 네가 무엇이 되든 어떠한 것이 되든 난 항상 너의 것이다. 나의 루.”
맹세와 같은 말이 유백에게 흘러나오고 곧 그의 따듯한 입술은 이연의 한없이 부드러운 입술과 맞닿아 향기를 일으켰다. 이연은 유백이 그윽한 저음으로 자신을 ‘루’라고 부르는 것이 좋았다. 마치 엄마 배 속에 있는 태아처럼 평온함과 안락함, 그리고 평화를 맛볼 수 있었다. 말간 눈빛으로 자신에게 강한 시선을 주는 유백을 그녀는 정면으로 보았다.
“이상해, 난 분명히 싫어하고 있는데. 너무너무 싫은데…….”
그 말간 눈빛이 흔들림을 동반한 폭풍이 몰아치려 하였다. 허나 유백은 그의 따뜻한 입술을 그녀의 이마에 닿게 하고 이제 그의 두 손은 가녀린 등을 어루만지며 바람을 불러오고 있었다. 이연의 싫다는 말에도 아랑곳 않는 유백은 피식거리며 그녀의 입술에 다시 한 번 각인 같은 입맞춤을 하였다.
“싫어해도 좋다. 너라면, 나의 루라면 나를 싫어하고 증오해도 좋다. 허나 잊지는 말아야 해. 너의 존재를 각인하는 것은 세상 천지에 오직 나라는 것을 말이다.”
대체 무슨 말인지 이연, 루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허나 그의 말대로 단 한 가지는 알았다. 아주 어릴 때부터 들렸던 그의 음성, 그의 주문처럼 들리는 말을.
‘나의 루, 온전히 나에게 올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때가 되면 네가 무엇이 되든 나는 항상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이다.’
믿고 싶은 말이자 어린 이연에게 그 말은 사랑의 언어였다. 그러나 날개 달린 이들에 의해 사랑하는 부모를 한 순간에 잃은 날, 분명히 보았다. 그 날개 달린 자들이 유백에게 머리를 숙이는 것을. 분명히 두 눈으로 보았었다. 그것이 생각난 이연은 있는 힘껏 유백을 밀어내었다.
“아니, 믿을 수 없어. 그 날,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날. 회색의 날개를 달고 있던 인간들이 왜 유백에게 고개를 숙였는지 말해.”
한 걸음 뒤로 물러난 이연의 눈은 보랏빛이 강렬하게 투영되어 마치 검은 흑빛으로 보일 지경이었다. 게다가 뿌연 물안개까지 끼어져 금세 그득하게 차올랐다. 당장이라도 흘러내릴 듯한 그녀의 눈은 세상에서 볼 수 없는 가장 귀한 보물 같았다. 그 눈물이 안타까운 유백은 다시 다가가려 하였다.
“루, 진짜 너의 부모는…….”
“아니야! 중요하지 않아! 내 부모는 지상에서 날 낳고 키운 부모님이야. 그 사내가 말한 천사든 악마든 내 알 바 아니라고!”
머리를 흔들며 도리질은 하는 이연은 유백이 말하려는 바를 알았다. 사내가 말한 친부모에 대한 말도 안 되는 이야기. 자신이 악마와 천사의 혼혈이며 이종교배자라는 말을 유백은 다시 한 번 인지하려는 것 같았다.
“루.”
“내 이름은 이연이야! 루라고 부르지 마!”
“지금 떼를 쓰는 것인가.”
유백은 이연의 가까이 다가가 다시 손을 올렸다. 그리고 곧 눈물을 흐를 준비를 하는 이연을 자신의 품으로 꼭 안아버렸다. 이연은 공기 빠진 풍선 마냥 유백의 품에 고스란히 갇혀버렸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눈물이 나와버렸다.
“나, 그냥 눈물이 나와. 생일이고 뭐고 나에게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는 상태인데. 세상에는 나 혼자인데. 이제 아무도 없는…….”
“아니야. 절대! 루는 혼자가 아니다!”
어느새 유백의 입술이 내려와 이연의 입에 닿았다. 조금 전의 부드러운 입맞춤이 아니었다. 강하고 뜨거운 입술 사이로 달콤한 혀가 이연의 입술을 핥고 이빨을 문질렀다. 그리고 그대로 입 안으로 밀고 들어와 슬픔과 아픔을 전부 먹어버렸다.
유백이 쉴 새 없이 입맞춤을 하는 상황에서 이연은 저도 모르게 두 팔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그의 단단한 목을 끌어안았다. 심지어 발끝조차도 이연의 통제를 벗어나 유백과 맞닿아지기를 원하며 한껏 들어올려졌다.
혀와 혀가 만나고 서로의 호흡이 하나로 이어졌다. 타액이 옮겨지며 끝없는 입맞춤이 시간이 구애받지 않고 행해졌다. 그사이에 유백의 손은 이연의 가는 허리선을 타고 오르내리며 그녀의 단단한 엉덩이를 잡아챘다. 그리고 자신의 중심부에 끌어당겼다. 속삭이는 듯한 이연의 신음이 들린 것은 그때였다.
“더, 더 원해. 더 해줘.”
“물론, 원하는 바야.”
이연의 칭얼거림에 유백이 그녀를 번쩍 안아 올렸다. 그리고 네 개의 기둥이 있는 침대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사이에도 서로의 입술은 떨어질 줄을 몰랐다. 마침내 푹신한 침구가 이연의 등에 닿았을 때 더없는 욕망을 느낀 것은 이연 쪽이었다.
이상한 감정, 간질거리는 아픔 같기도 하고 스멀거리는 화를 억누르는 기분 같기도 한 이상한 느낌이 이연의 손끝에서 시작하여 머리로 그리고 가슴으로 전달되었다. 또다시 그것들이 온몸을 돌아다니다가 등으로 전부 모여들었다.
그것을 아는지 유백은 더욱 정성껏 이연의 온몸을 어루만지며 곳곳에 입맞춤을 하였다. 기다란 그의 손끝이 사랑을 전하듯 다리에서부터 허벅지로 천천히 올라갔다. 어여쁜 배꼽에도 입과 혀로 인사를 하고 이연의 가슴의 정점에도 입술이 닿았다. 그것에 더없는 간지러움을 느낀 이연은 유백이 입을 떼었을 때는 상실감까지 찾아오는 기분이었다. 하여 떨어지는 유백의 머리를 감싸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