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라고는 하지 않겠어.”
그가 모든 것을 내던졌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나 때문에.
“내 옆에 있기만 해. 유재이.”
유재이. 오래간만에 듣는 이름이었다.
전신을 타고 소름이 내달렸다. 그녀는 기뻤다. 너무 기뻐서 머리가 어떻게 될 것 같았다.
“고마워. 나를 사랑해 줘서.”
그의 눈이 흔들렸다. 나는 웃는 얼굴로 나직이 덧붙였다.
“내가 이렇게 완벽한 복수를 하게 해 줘서.”
“왜 내가 아닌 거야.”
강현의 눈매가 일그러졌다.
“15년 전 널 구한 건 나인데. 내가 널 지금의 모습으로 만들어 줬는데. 14년 동안 네 옆에 있었던 건 놈이 아니라 바로 난데. 더 오래, 더 조심스럽고 주의 깊게 지켜봤는데 왜.”
심해 같은 검은자위가 그녀를 담았다.
“날 사랑해, 유재이. 그게 맞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