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짐승들이 짓밟고 간 윤리 위에서, 인간은 어떻게 살아남는가.
집단이 선을 정의하는 시대, 도덕은 권력의 언어가 되었다. 《서식지 : SAVAGE》는 도덕이 죽은 세상에서 인간으로 버티려는 기록이다. 윤리의 시체를 목격한 증인으로서 여러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황금연휴를 앞두고, 사람들은 여행 계획을 세웠다. 그사이 부동산은 치솟고, 경찰은 공안이 되었다. 특검은 권력의 발밑에서 사람을 죽였고, 젊은 세대는 끊임없는 돈 풀기로 나랏빚을 떠안는다. 기업은 떠나고, 일자리는 사라졌다. 짐승들은 그 틈을 타 인간의 허리를 잘라냈다. 일본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도 Purge와 Revolution은 멈추지 않았다. 개헌을 주도하는 자들은 “국민의 결정에 달렸다”고 말했다. 저 문장은 독재정권과 매우 유사했다. 법은 우두머리를 지키기 위해 수시로 색을 바꿨으며, 판사의 양심은 그 색에 쉽게 물들었다.
이곳에서 나는 도덕이 어떻게 죽어가는지 매일 관찰했다. 자유를 잃어가며 스스로 고개를 숙인 시민들. “법이 짐승의 손에 쥐어졌을 때, 인간의 언어는 어떻게 무너지는가.” 질문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각 서식지의 불안한 현실을 그대로 드러낸다.
“우리는 언제부터 옳음보다 생존을 택했을까.”
《서식지 : SAVAGE》는 일기 형식을 빌린 정치 수필이다. ‘짐승이 되지 않으려는 자’의 기록은 세계를 날것의 언어로 그렸다. 그리고 일기를 덮으며 다시 생각에 잠겼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양심이란 얼마나 쉽게 부패하는가. 그리고 우리는, 도덕을 다시 불러낼 수 있을까. 오늘도 윤리의 사체를 거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