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테러조직 전문가가 밝혀낸 이슬람국가IS의 정체
탈냉전 다극화 시대의 신종 테러리즘 그리고 이슬람 정통 칼리프 국가 건설의 전말
이슬람 과격파에 대해 서구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게으르고 멍청한,
틀에 박힌 사고에 포획 당하기를 거부한 책!!
저자는 IS가 기존의 테러조직과는 다른 이질적인 괴물과 같은 존재이지만 그것을 낳은 모체가 제1차 세계대전과 서구 제국주의의 중동 정책이라는 점은 같다고 지적한다. 제1차 세계대전의 승전국이 된 서구 열강이 400년 동안 오스만 제국 치하에 있던 아랍의 인종, 종교, 역사적 배경, 현지의 바람을 무시한 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불합리하고 무책임하게 분할하며 지도자들을 임명한 결과 현대 중동의 국경선이 그어졌고, 그리하여 그 모든 분쟁의 씨앗이 뿌려졌기 때문이다. IS의 탄생은 서구 제국주의의 중동 분할 공작인 사이크스-피코 협정(1916)이 그 역사적 근원이라는 얘기다. 영국, 프랑스, 러시아는 오스만 제국 영토 분할에 관한 비밀 협정인 사이크스-피코 협정에 따라 중동에 자의적인 국경선을 그었다. 영국은 현재의 요르단과 이라크 지역을, 프랑스는 지금의 시리아와 레바논 지역을, 러시아는 터키 동부 지역을 분할 점령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영국이 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 국가 건설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밸푸어 선언(1917)과 함께 그 뒤 수많은 중동 문제를 야기한 화근이었다. 이 점에서 서방이 현재 처해 있는 딜레마도 어쩌면 인과응보이자 자업자득이다. 아랍은 그 무엇보다 종교적 종파와 부족이 우선이라는 사실을 도외시한 채 지도를 제멋대로 그려버린 탓에 잉태된 딜레마인 것이다.
부시는 2003년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이라크를 공격했다. 테러 사건을 일으킨 알 카에다와 사담 후세인은 무관했지만, 미국은 훗날 IS의 모태였던 ‘이라크 알 카에다’ 지도자 알 자르카위를 이 양자 관계를 상징하는 인물로 키웠다. 미국이 날조한 알 자르카위의 전설을 계승한 자가 IS의 지도자 알 바그다디다. 미국이 알 자르카위를 슈퍼테러리스트로 만들고 억지로 9.11 테러와 이라크를 연결시켜 후세인 정권을 붕괴시킨 결과, 중동에 권력의 진공 지대가 생겨났다. 진공은 분쟁의 온상이 되기 마련이다. 제1차 세계대전도 오스만 제국의 약화로 인해 발칸 반도에 권력의 진공 지대가 생겨난 데서 촉발됐다.
IS 입장에서는 중동이 사이크스-피코 협정 이전으로 되돌아가야만 한다. 저자의 비유를 들자면 “유대인이 이스라엘을 건국한 것처럼, 이슬람 수니파를 위한 칼리프 국가를 수립”하는 것이 IS의 지향점이다. 구미 제국이 자의적으로 획정한 국경선보다는 과거 이슬람 칼리프 제국의 영토에 근거한 이슬람국가에 역사적 정통성이 있다는 것, 다시 말해 IS는 예언자 무함마드의 권위를 이어받는 칼리프의 이름으로 국경선을 다시 긋는 ‘현대 중동의 재탄생’을 기획하고 있는 셈이다. 이것이야말로 일부 무슬림에게 설득력과 호소력을 지닌다고 저자는 말한다. IS 자원병들은 아랍의 봄 이후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서구 민주주의와 기존의 ‘유산流産 국가(이라크와 시리아)’에게는 흡인력을 느끼지 못한다. 오히려 칼리프 국가의 재건을 촉구하는 IS에게 창업 기업이나 새로운 유형의 국가 탄생 같은 설렘을 느끼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IS를 이해하려면 중동 역사에 대한 이해가 불가피하고, IS는 ‘과격 테러조직’일 뿐이라는 인식의 틀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요지다. IS는 역사, 종교, 민족, 경제 문제가 중층적으로 겹치는 ‘국가’라는 렌즈로 접근,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