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안의 차별의식
‘인종주의’를 주제로 한 기획의 두 번째 책이다. 여기서 ‘인종주의’란 인종 사이에 유전적 우열이 있다고 하여 인종적 멸시, 박해, 차별 따위를 정당화하는 전형적인 인종차별보다 더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즉, 인종, 성별, 장애, 출신 국가, 피부색, 언어, 종교, 사상 등 다양한 사유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하고 배척하는 행위를 말한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동물행동학자 제인 구달 박사가 ‘서로를 구분 짓고 공격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지만 동시에 대부분의 사람은 선량하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했듯, 우리에게는 ‘차이’를 통해 무리를 구분 짓고 이를 바탕으로 ‘차별’하려는 성향이 있지만 동시에 다양한 차이를 가진 존재들과 공존하려는 성향도 있다. 다인종 사회, 이주 사회로 급격한 변화를 겪는 가운데, 한국 사회는 ‘우리’와 ‘그들’로, ‘나’와 ‘타자’로 구분 짓는 데 익숙해지고, “끊임없이 ‘적’을 발굴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이제라도 우리가 누구와 살고 있는지, 누구를 배척하고 있는지 배워야 한다. 이 책은 여기에 집중한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특히 인종주의적 현실에 대한 종교의 시선과 태도에 초점을 맞춘다. 그중에서도 한국 개신교의 입장을 잘 보여준다. 기독교에서 추앙하고 따르는 ‘예수’의 행적이나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가치라 할 ‘사랑’의 메시지를 생각하면, 기독교는 인종차별에 결연히 맞서야 하겠지만 차별금지법에 가장 완고하게 맞서는 일부 기독교도들을 목도하는 게 작금의 현실이라는 점에서 이 책의 시의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