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이면 몸을 뒤집고, 열다섯이면 마음을 뒤집고, 스물에는 천둥치는 밤을 지나 정신을 뒤엎는」단다. 뒤집는 게 아니라 뒤엎어? 스물이 지나면 정신을? 뒤엎으며 살아야 살 수 있다고? 알겠다. 나와 동년배 60년대 생生 이라면 대저 그 삶이 어떠했을지.「물의 발자국을 읽는다」는 「뒤꼍」의 이야기이고 「것」들의 이야기이다. 꽃을 피우고 싶었던 이야기이고 날개를 달고 싶은 이야기이다. 누가 고분古墳 속 독널을 「즐거운 나의 집」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고단하고 서럽고 애달팠던 누군가의 삶을 이해하는 건 노래고 시고 이야기라면 나는 밤을 새워서라도 고백을 해야만 하고 누군가는 그 굽이굽이 이야기의 모롱이를 같이 돌아주어야 하는 것이다. 인디언 수오족처럼 「말을 달리다 가끔씩 멈추어 서서/자신의 영혼을 기다리」게 만드는, 「뒤」를 돌아보게 만드는 시집이다. - 유홍준 시인